현대차 파업,지역 부품업계 타격

입력 2003-07-26 09:46:54

6,7월 생산차질 1조2천억

현대자동차의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대구.경북 지역 970여 개 부품업체들이 생산차질에 따른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상공회의소는 26일 발표한 '완성차업체 파업에 따른 대구지역 자동차부품업체 동향 조사'에서 "1차 부품업체의 이번 달 생산량은 4, 5월에 비해 30~5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역 부품업체 상당수가 이달 18일부터는 아예 주야간 격일제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또 26일 하루 조업을 중단하고 장비점검, 현장 환경개선 활동으로 대체하는 한편 현대자동차와 같이 오는 27일부터 내달 3일까지 휴가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의 파업사태가 여름휴가 이후에도 계속될 경우 지역 부품업체들의 생산차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6월 잔업거부로 시작된 현대차의 쟁의활동은 이달들어 부분파업, 전면파업, 시한부 파업 등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약 1조2천억 원의 생산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예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파업이 장기화되더라도 조업이 정상화되면 모기업(현대차)이 특근 형태로 조업을 연장하기 때문에 지역 부품업체들의 목표 실적도 90~95% 수준을 달성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며 "그러나 경기침체로 완성차 업계의 내수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어 이것이 협력업체들에게 납품단가 인하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지역 부품업체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고철, 철강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임금인상 등으로 초래된 채산성 악화분을 1차 부품업체들은 다시 2, 3차 부품업체들에게 전가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대구상의는 매년 되풀이 되고 있는 완성차 업체의 파업에 지역 부품업체들이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안으로 △생산성 향상을 통한 낮은 원가율 확보 △납품선 다변화 △지속적 품질개발과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수출비중 증대를 제시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