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공포 조장하는 인터넷 총기밀매

입력 2003-07-25 13:42:29

22일 발생한 '삼덕동 총기강도 사건'에서 쓰인 총기유입 경로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인터넷을 통한 총기매매가 여전히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4월 부산에서 발생한 러시아 마피아 총격사건이후 경찰청이 총기밀매가 의심되는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일 정도. 경찰청은 지난 5월 총포상.서바이벌 동호회.인터넷 채팅카페.총기관련 동호회 사이트에 수사를 벌여 이중 60여곳에서 총기밀매 관련글이 실린 것을 확인, 이 중 대구.경북에서 올려진 5건의 글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노블레스'라는 아이디로 등록한 강모(30)씨가 "총 삽니다.

가격과 모델명을 메일로 보내주세요"라는 글을 총기관련 동호회 사이트 게시판에 올렸다 수사를 받았다는 것. 강씨는 이에 앞서 다른 사람의 이름을 이용해 같은 인터넷 사이트에 총기를 사고 싶다는 글을 올려 경북경찰청으로부터 수사를 받았으며, 회칼과 나무칼이 그의 차량에서 발견돼 총포법 위반으로 입건됐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채무관계로 인해 불량배로 보이는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호신용으로 구입하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또 김모(23)씨도 총기관련 사이트에 "확실한 물건 있으면 메일을 달라"는 글을 올렸다가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인터넷 사이트 검색을 하다가 실제 살 수 있는지 호기심이 생겨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다.

경북경찰청의 경우 5월 한달 동안 전자 충격기, 석궁과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타정총 등 총기류를 허가없이 매매하려한 총포법 위반 사례 67건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은 '전자 충격기 35만원' '석궁 상태양호 가격 30만원' 등으로 거래조건을 내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60여건에 달하는 인터넷 총기밀매 수사대상중 모의총포, 석궁 등을 사고 판 혐의로 3명이 입건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에는 현역 육군 하사가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소속 부대에서 소총을 훔친 뒤 이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려다 체포되기도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진짜총의 경우 100만~1억원에 달하는 고가에 거래된다는 내용을 보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총기관련 사이트에서는 '저격용 소총구함.소음기 장착.장난사절' 등 매매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힌 글도 있었다"며 "실제 총기밀매는 보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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