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합천 계명문화대학 실습농장 야생초 축제

입력 2003-07-25 13:44:35

제주에서 강원도까지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하는 야생초들이 축제를 벌인다.

경남 합천군 묘산면 관기리 마령재 중턱에 자리한 대구 계명문화대학 실습농장. 26일부터 8월10일까지 15일간 '야생초.수련.연꽃전시회' 에 온갖 곤충들은 물론 벌.나비까지 초대된 것.

초청자는 이 대학 원예조경과 김용원(54) 교수. 27년간 자생식물과 수련.연꽃 연구에 몸바쳐 온 농학박사가 최초로 공개하는 백과사전과도 같다.

3만여평의 농장에는 토종 벌개미취와 방아풀꽃들이 넘실 군락을 이루고, 가야산 정상에 서식하는 백리향과 부처꽃, 노루오줌 등 온갖 야생초 700여종을 만날 수 있다.

또 졸업생들로 구성된 '계명풀꽃회' 회원들이 정성스레 키워온 분화들도 함께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김 교수가 '물과 꽃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우리나라 유일의 '각시수련' 외 중국.일본 등 외국에서 수집해온 각종 수련과 연꽃 300여종을 만날 수 있는 산교육장으로 꾸며진다.

김 교수가 밀짚모자를 쓰고 이곳에 터를 잡은 것은 10여년 전. 교육부의 특성화사업연구비 지원을 받아 '한국 자생식물의 원예자원화 방안'을 위한 프로젝트에 몰입하면서부터다.

야생초의 원예화 방안과 향장 및 약용.음용식품 개발을 위한 기능성, 유전자 자원개발 등이 그 목적.

연꽃도 아는 만큼 보인다.

김 교수에 따르면 연(蓮)은 크게 식련(食蓮)과 화련(花蓮)으로 구분, 식련은 뿌리를 먹는 것을 말하고 화련은 먹지 못하고 꽃을 감상하는 것을 일컫는다.

화련에 속하는 수련은 물에서 자란다는 뜻의 수련(水蓮)이 아니라 잠 잔다는 뜻의 수련(睡蓮), 즉 아침나절 피었다가 점심부터는 잠을 자는 꽃이라는 것. 그래서 사람들은 잠자는 연꽃을 보고 "꽃이 시들었다"고 실망하기도 한다.

반대로 곤충이나 주위의 시선을 끌기 위해 형광물질을 내뿜는 밤에만 피는 수련도 있다는 것.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은 연꽃 중에는 노랑어리 연꽃, 흰어리 연꽃, 좀어리 연꽃 등 300여종이 있으나 모두가 외래종이며 유일한 토종련은 '각시수련' 뿐이라고 알려준다.

야생화 연구가 윤정호(42.한울원예조경 대표)씨는 "농촌에선 지천으로 널린 것이 들풀이라 무심코 지나치지만 우리의 야생화들이 이렇게 예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 농장을 찾을 때마다 천상의 세계에 빠진듯한 오묘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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