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카메라폰 보안 '비상'

입력 2003-07-19 10:17:19

나날이 발전하는 카메라폰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각종 비밀이 새어나갈 위험성이 높은 기업체마다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기업체들이 카메라폰 문제를 본격적으로 고심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 한 자동차 연구소에서 한 협력업체 직원이 미공개된 신차를 카메라폰으로 찍어간 사실이 밝혀져 한바탕 소동을 겪고 나서부터다.

하루가 멀다하고 진행되는 기술발전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카메라폰 판매대수, 기업들이 보안에 관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을 수 없는 사정이다.

현재 이동통신 업계에서 추정하는 카메라폰 이용 대수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3천200만명의 8%정도인 250만대 정도. 신규 판매분의 50% 이상이 카메라폰이라 연말까지는 700만대 이상이 보급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 성능도 빠르게 향상돼 초기의 10만 화소급에서 요즘엔 주로 30만 화소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100만 화소, 내년이면 200만 화소급 카메라폰이 출현하리라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100만 화소급이면 A4 용지 크기의 사진으로 인화해도 선명하게 나올 정도다.

동영상 촬영 기능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1, 2분 정도 짧은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제품이 출시됐고, 조만간 오디오가 포함된 20분 이상 분량의 동영상을 연속촬영할 수 있는 휴대폰도 개발될 전망이다.

연속 촬영, 줌 기능, 밝기 조절, 편집 등 기능도 일반 디지털 카메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향상되고 있는 추세다.

자동차 연구소에서의 소동 이후 각 대기업에서는 기업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가지 조치를 취했다.

현대.기아차는 주요 연구시설과 본사 사옥 21층 사내 핵심시설을 카메라폰 휴대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카메라폰을 직접 제조하는 업체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구미공장 통신 핵심라인을 비롯한 첨단사업장에서 임직원과 방문객을 포함한 모든 출입자의 카메라폰 사용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 정보통신사업본부 구미공장은 본부차원에서 카메라폰 규제책이 확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현재 고려중인 방안으로는 카메라폰에 '봉인'을 붙이는 방법과 카메라폰 휴대자체를 금지하는 방법이 있다.

늦어도 8월 중에는 카메라폰 규제책이 실행될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이야기다.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 3차단지 첨단산업단지에 입주한 상농기업(주)(대표 김상호)도 현장부서에 카메라폰을 휴대하는 것을 일절 금하고 있다.

지원팀 한 관계자는 "현장부서 이외에는 (카메라폰 휴대 등에 관해)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전 부서에서 카메라폰 사용에 대한 규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정보통신 구미공장 보안담당 신상길 대리는 "최근 카메라폰과 관련해 기업의 보안의식이 높아진 만큼 현재 고려중인 법적 검토가 끝나는 대로 8월 중에는 카메라폰에 대한 규제대책이 실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기술이 가져다 준 편리한 기술에 기업들은 보안 유지에 신경쓸 일만 많아지고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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