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관련 질환 수면다원검사로 진단

입력 2003-07-10 09:38:54

잠은 하루 동안의 피로를 씻어준다.

졸리는 여름날 오후 토막잠은 꿀맛이다.

몸이 아파 움직이지 못할 때 깊은 잠은 한 알의 진통제처럼 몸을 가뿐히 해 준다.

인생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잠. 잠은 건강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잠의 역할

신체적 피로 회복의 기능을 한다.

젖산과 같은 피로 물질들을 분해하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몸의 상태로 만들어 준다.

이런 역할은 주로 1~4단계의 수면에서 이뤄진다.

정신적인 피로를 풀어주기도 한다.

하루 동안 쌓인 수 많은 정보를 정리하고 필요없는 정보를 버리는 기능을 한다.

이 기능은 렘수면(급속 안구운동기겵囹?꿈꾸는 잠) 상태에서 하게 된다.

▲열대야와 잠

무더운 여름에는 왜 잠을 제대로 못이룰까. 인체 내부의 시계는 해의 길이와 관련이 있다.

해가 지고 몇 시간이 지나면서부터 체온이 떨어지고 멜라토닌이란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잠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오후 6, 7시가 넘어도 지지 않는다면 체온이 떨어지지 않고 멜라토닌 분비도 늦어진다.

그래서 잠들기가 어렵다.

또 렘수면은 잠을 방해하기도 한다.

열대야에서 렘수면기가 되면 체온은 올라가고 잠에서 자주 깬다.

렘수면은 보통 90분마다 반복되니 열대야에서 하루 3, 4번은 잠에서 깨게 된다.

▲잠과 관련된 질환들

△불면증=수면 질환 중 가장 흔하다.

성인의 50%가 이를 경험한다.

해외 여행으로 인한 시차문제나 입시나 입사시험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시적인 불면증이 생긴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지나거나 스트레스가 풀리면 사라진다.

문제는 만성불면증. 초기 불면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거나 나쁜 습관들로 인해 발생하기 쉽다.

잠잘 시간이 되면 불안해 지고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란 두려움에 불면증은 악순환 된다.

특히 잠을 청하기 위한 술과 무분별한 수면제 복용 등은 병을 더 악화시킨다.

△기면병=끊임 없이 엄습하는 졸음. 10대 중반부터 나타나며 과도한 졸음, 즐거움이나 당황스러움 등과 같은 감정이 일어날 때 팔다리 근육의 힘이 떨어지는 현상, 잦은 가위눌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성적이 좋던 학생이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거나 수업시간 중 힘이 빠져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 수업시간에 자신도 모르게 잠 자는 경우도 있다.

의료선진국에서도 이 병을 제대로 진단받는데 10년 정도 걸릴 만큼 다른 질환과 유사성이 많다.

특징은 잠을 자는 동시에 꿈꾸는 수면(렘수면)을 보인다.

야간 수면다원검사와 주간의 다중입면잠복기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고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주기적 사지운동 증후군=잠자는 사이 자주 발가락, 발목을 위로 젖히는 질환이다.

주기적으로 발을 움직이면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자주 깨게 돼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잠을 충분히 잤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피곤하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흔하게 나타나고 당뇨병, 임신, 철분 결핍성 빈혈 상태의 환자들에게는 이 병과 유사한 사지불안증후군이 동반되기도 한다.

혈액검사 등 여러 검사에서 정상인데도 자주 피로하거나 집중이 안되는 경우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이 질환의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수면무호흡증=잠자는 동안 쉼없이 코를 골면서 중간 중간에 숨이 멈추는 병이다.

이런 경우 지속적인 저산소증 상태에 놓여 혈압이 높아지고 심박동이 빨라지는 등 의학적인 위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 병을 방치하면 뇌혈관,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수면다원검사로 무호흡 여부와 정도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증상이 경도나 중등도이면 수술이 권장되고 중등도 이상이면 수술과 함께 지속적으로 양압을 공급할 수 있는 장치를 이용해야 한다.

△렘수면 행동장애=인체는 꿈의 내용을 실제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잠자는 동안 근육의 힘이 떨어지도록 돼 있다.

그러나 근육의 힘이 떨어지지 않아 꿈을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가 있다.

옆에서 잠자는 아내나 벽을 때리거나 침대에서 떨어지는 일이 벌어진다.

이 역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

잠 자는 동안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입력해 수면질환을 진단하는 방법. 1천쪽 정도의 종이에 최소 16개 이상의 입력 단자를 통해 수 많은 정보들을 수집한다.

여기에는 잠의 깊이, 눈동자 움직임, 근육의 힘, 호흡의 정도, 심전도 등이 포함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서완석 교수(영남대병원 신경정신과 수면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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