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땐 평창 탈락"고총리,김운용 말려

입력 2003-07-07 12:02:58

2010년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실패와 관련, 민주당 김운용 의원(IOC 부위원장) 책임문제를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즉 김 의원이 IOC 부위원장 출마를 고집함으로써 평창유치에 걸림돌이 됐다는 주장으로 이곳을 지역구로 한 한나라당 김용학 의원이 이같은 책임론을 제기한 데 이어 개최지 투표가 실시됐던 체코 프라하에서 유치활동을 했던 정부 및 유치위 관계자들도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고건 총리까지 나서서 김 의원의 IOC 부위원장선거 불출마를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을 지원키 위해 현지에 갔던 고 총리는 유치위 관계자 등으로부터 김 의원 출마가 악재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보고를 받은 뒤 투표 하루전인 1일(현지 시간), 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과 함께 숙소인 사보이 호텔로 김 의원을 불러 조찬회동을 갖고 불출마를 요청했으나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 총리는 투표일인 다음날 기자단과의 조찬 내내 어두운 표정을 지었으며 이 때문에 "평창유치가 어려워진 게 아닌가"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정부 관계자는 "개최지 실사단장이었던 노르웨이출신의 게하르트 하이베리 IOC 위원이 부위원장 출마의사를 표명한 데다 그의 영향력 아래 있는 표가 10여표 되는 것으로 추산, 김 의원에게 출마를 포기토록 요청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유치위 간부도 "5월15일 마드리드 IOC 집행위에 갔을 때부터 외신 기자들이나 IOC 위원들은 '김 의원이 (개최지로 선정된) 밴쿠버에 엄지손가락을 세우면서 평창은 2014년에 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개최지 선정발표 다음날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던 김 의원은 "부위원장 당선을 위해 평창유치를 방해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평창이 탈락하기전까지는 선거운동을 하지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6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뒤 기자회견을 갖고 "부위원장 출마는 평창이 부결된 다음에 결정했고 일부 IOC 위원의 권유가 있었으며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와 태권도 보호를 위해 나섰다"고 해명했다.

또한 개최지 투표에 앞서 불출마문제를 분명히 하지않은데 대해서도 "이는 한국적인 생각으로 후보도 아닌 사람이 그런 얘기(불출마)를 하면 IOC 안에서 나를 추종하는 위원들이 떨어져 나가 평창유치에 더욱 도움이 되지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평창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너무한 것 같다"며 "안에서 무슨 말들을 했는지 모르지만 내가 스포츠 외교를 위해 한 일을 모두 이야기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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