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파출소 경찰관들이 음주단속에 동원되는 사례가 잦아 상대적으로 방범.순찰 등 민생치안에 소홀해질 여지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파출소 경찰관들이 본격적으로 음주단속에 동원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부터. 경찰의 음주단속방식이 지난 4월부터 일제단속에서 선별단속으로 바뀌면서 음주운전자가 늘어난다는 비난이 일자 파출소까지 음주단속에 나선 것.
하지만 단속건수 올리기 경쟁.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본연의 임무인 범죄예방 활동 및 민생치안유지 활동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구 수성구 ㅂ파출소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가뜩이나 인원이 부족해 기본업무를 처리하기도 힘든 판에 매일 2건 이상의 음주단속 실적을 올리라고 종용하고 있어 죽을 맛이다"고 말했다.
수성구의 한 파출소장도 "실적을 상부에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파출소끼리 경쟁이 붙어 과잉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실토했다.
지난 1일에는 한 경찰관이 매일신문사로 전화를 걸어 "지산동과 수성동에 떼강도가 출현했던 25일 밤에도 음주단속에 동원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파출소가 음주단속건수 올리기에 매달리면서 폭력.절도.강도 등 민생침해 사범에 대한 대응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경찰관들의 지적이다.
지난 1월 1천 843건.2월 1천 725건.3월 1천892건.4월 1천 844건에 그쳤던 대구지역 5대강력사건 발생건수는 파출소가 본격적으로 음주단속을 나선 지난 5월들어 2천47건, 6월에는 2천194건으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 서구 ㄷ파출소의 한 경찰관은 "주로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음주단속을 벌이는데 강력 사건 역시 이 시간대에 가장 많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윤길태 수성경찰서 교통과장은 "음주단속은 파출소 직원들의 평상 업무중 하나"라며 "음주단속 때문에 현장출동이 늦어지는 등 강력사건 대응에 차질이 발생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임상규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의 지나친 실적주의가 오히려 범죄발생을 부추기고 있다"며 "무리하게 음주단속을 펼치기보다는 우범지역을 중심으로 선별단속을 강화하든지 음주운전 사고 발생때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음주운전을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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