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이라면 누구나 친근한 이름이 된 신천. 버스나 승용차에서 수도 없이 지나치고 때때로 달리기하러, 산책하러 나가는 누구나의 휴식공간. 그러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신천이지요"라는 질문 하나에도 학생들은 금세 법석을 떤다.
"상동교에서 침산교까지요", "아니야, 가창교부터야", 이런 식이다.
그만큼 신천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이 많지 않다는 뜻.
신천은 비슬산 인근의 계곡에서부터 금호강 합류 지점까지 약 25㎞에 이르는 긴 하천이다.
더없는 휴식공간일 뿐만 아니라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곳도 다양하다.
지역을 사랑하는 일은 지역에 대해 더 많이 아는데서 출발한다.
이제 자녀와 손잡고 신천을 따라가며 즐거운 체험을 해 보자. 신천 체험 방법에 대해 상.중류-하류-옛 물길 등 세번에 걸쳐 연재한다.
▲발원지를 찾아서
하천이 시작하는 지점을 가리키는 발원지는 통상 본류의 가장 긴 하천을 일컫는다.
하천은 대개 지하수가 흘러나와 그 지하수가 모이는 웅덩이에서부터 시작된다.
계곡의 최상류 지점을 찾아가면 땅속에서부터 물이 배어나와 가는 물줄기를 이루거나 웅덩이를 만드는데 이것이 하천의 시작 가운데 하나다.
제대로 된 발원지는 여러 상류 중에서도 물의 양이 가장 많고 그 하천의 중심된 줄기의 최상류 지점을 가리킨다.
한강의 '검룡소', 낙동강의 '황지' 등은 모두 지하수가 스며나오는 웅덩이 형태의 발원지이다.
신천의 발원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통설을 찾기 힘들다.
추정해 보면 크게 세 갈래 정도다.
비슬산 헐티재의 정대 골짜기에서 흐르는 정대천과 달성 우록리의 우미산 밤티골, 이웃한 남지장사 위쪽 계곡 등이다.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우록리 계곡을 더듬어 올라가보자. 우미산 자락에 닿으려면 버스가 다니는 우록1리 마을회관에서 비포장길로 10여분 올라가야 한다.
이곳은 사유지로 인근에 사슴을 키우는 설록농장과 전통음식 농사를 짓는 두레마을이 있다.
설록농장에서는 주인에게 허락을 얻으면 사슴 먹이 주기, 먹이 만들기 등을 해볼 수 있다.
두레마을에서는 된장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미리 연락(035-767-6343)하면 소금물을 만드는 등 준비를 해 준다.
이곳을 지나 물이 흐르는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다시 두갈래로 나뉘어지는데 왼쪽 밤티재 방면으로 발길을 돌려 20여분 올라가면 땅에서 조금씩 물이 솟아오르는 계곡의 끝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사진1〉. 오른쪽 계곡을 따라가면 30여분 올라가야 한다.
군데군데 멧돼지들이 목욕하던 웅덩이들이 여러 개 보인다.
이 웅덩이에 산의 지하수와 지표수가 모여 계곡으로 흘러간다.
▲계곡을 내려오면
밤티재와 우미산 정상에서는 약 3㎞, 남지장사에서는 약 2.5㎞ 정도 흘러내려온 물은 우록1리 마을회관에서 하나가 돼 비로소 신천의 모양을 갖춘다〈사진2〉. 하나의 하천을 이루기 위해 이밖에도 많은 물줄기들이 모여드는 것을 생각하면 자연의 경이감마저 느낄 수 있다.
물줄기는 911번 지방도로변에 있는 우록리를 거칠 때 다시 팔조령과 상원산 방면에서 내려온 물줄기들을 만나 몸집이 더 커진다.
여기서부터 최근 묵집이 많이 들어선 옥분리, 약수로 유명한 대일리, 냉천 자연공원, 마사회 앞을 지나 용계리 대중금속공고 뒤편에서 다시 정대천, 오동천과 하나가 된다〈사진3〉. 이렇게 보면 파동에서 도심지로 흐르는 신천은 하류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상류에서 중류로, 다시 하류로 내려올 때는 자녀들과 함께 물길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상류는 대개 V자 계곡으로 돼 있고 물은 끊임없이 돌과 자갈, 모래들을 운반한다.
물길이 빠르기 때문에 돌의 모양이 날카롭고 큰 돌이 많다.
상류에는 또한 작은 규모의 폭포가 많다.
폭포는 위쪽 지점과 아래쪽 지점의 바위나 땅이 단단함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생긴다.
무심코 지나치는 폭포에도 자연의 원리는 배울 만한 것이 있다.
상류에서 지면을 깎는 침식작용이 강하다면 중류는 운반작용, 하류는 이를 쌓는 퇴적작용이 활발하다.
중류는 물이 흐르는 속도에 따라 돌이 많은 곳, 모래가 많은 곳, 진흙이 많은 곳 등 다양하게 형성된다.
돌이 많은 강가에 가면 같은 크기의 둥그스름한 돌이 많은데, 자세히 보면 물의 흐름과 같은 방향으로 줄지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류에서는 굽이굽이 흐르는 사행천이 발달하며 퇴적과 침식이 번갈아 일어난다.
자녀와 함께 하천의 모양을 살피고 원인과 결과들을 짚어본다면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김경호 체험교육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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