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 대구 도심 통과 방식이 이달 말 확정될 예정이나 그 방안 중 하나로 제기돼 있는 '5.8㎞ 지하박스안'의 안전성이 아직도 정밀 진단되지 않아 전체 도심 통과 방식의 졸속 판단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도심 통과 방안으로는 △당초안이었던 지하 직선 통과안 △3.2㎞ 경부선 동시 지하화안 △5.8㎞ 경부선 동시 지하박스화안 등이 제시돼 있지만, 교통개발연구원은 근래 대구에서 열린 관련 공청회에서 "5.8㎞ 지하박스화를 추진할 경우 박스 구조물의 신천 하상 돌출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고속철은 지하철 선로 위로 신천을 횡단할 수밖에 없어 통과 구간의 신천 하상이 1.9m 가량 높아진다는 것.
이는 2001년 하천정비 기본계획을 기준으로 판단된 것이고 실제 하상이 그보다 1m 정도 높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고속철 공사 후의 하상은 지금보다 92㎝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결국 신천을 가로막는 1m 높이의 콘크리트보(堡)를 새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
관련 연구를 주도한 교통개발연구원 이창운 박사는 "신천 하상 돌출 문제에 대해서는 정밀히 검토하지 못했다"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모 대학 교수의 자문에 따라 공청회 때는 신천 수위 상승 영향이 미미하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으나 실제로는 여전히 확신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또 "13년이나 될 것으로 보이는 지하박스화 공사기간 중의 신천 안전성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공기간 중엔 물막이 등 가시설물을 설치할 수밖에 없어 신천 수위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기간 국지적인 폭우가 쏟아질 경우 신천 범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신천의 폭우부담 능력은 지난 100년간 대구 최고치인 하루 강우량 279㎜를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돼 있다.
영남대 토목공학과 이순탁 교수(수자원공학)는 "신천 하상이 높아지면 '백워터'(Back Water) 현상에 따라 상류 수위 상승이 예상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고속철 건설 중심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신천 안전성이 더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고 그걸 위해서는 정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부고속철 대구 통과 방식을 이달 말 확정키로 한 건설교통부는 이달 중순까지 관련 의견을 제출하라고 대구시에 요청했지만, 대구시는 5.8㎞ 지하박스화안에 대한 지역 정치권의 집착때문에 아직 독자적 의견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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