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무역 黑字, 하반기로 이어져야

입력 2003-07-02 11:53:59

6월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였으며 그것도 42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수출이 곧 경제성장의 엔진이자 버팀목인 한국의 입장으로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것이 우리 경제의 질적 성장으로 인한 결과물이라기 보다는 시차(時差)에 의한 일시적 착시현상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정부는 오히려 수출 전선을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산업자원부는 6월 수출입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수출은 157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3% 늘었으며 수입은 134억달러로 1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출 증가율이 모처럼 두자리 숫자를 회복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회복은 지난해 6월이 월드컵 열기로 조업 일수가 급감했고 현대자동차 등의 노사 분규로 생산이 줄었든 '기술적 요인' 때문이다.

게다가 업계는 7월에 있을 하투(夏鬪)를 우려, 수출을 6월에 바짝 당겨버린 소위 '밀어내기 수출'을 했다고 하니 일시적인 대폭 흑자가 하반기 수출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뿐만 아니다.

국내 기업의 설비 투자 위축으로 자본재 수입이 늘지 않은 것이 흑자의 주 요인이라고 하니 한국경제의 성장 잠재력 하락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어쨌든 상반기는 33억 흑자로 그럭저럭 마감을 했지만 문제는 하반기다.

노동계의 파업이 본격화되면 우리의 수출전선은 예측불허가 된다.

가뜩이나 미국 경제가 언제쯤 회복될지 불투명한 데다 원·달러화(貨) 환율이 급속도로 하락하고있는 상황이라 수출 경쟁력은 갈수록 취약해질 것이다.

정부는 벌써부터 올해 무역흑자 80억달러 달성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득 2만달러'는 수출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미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국내 기업들은 비싼 인건비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세금과 각종 규제를 견디지 못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6월 흑자'는 해외 요인보다는 내부 요인으로 인해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훌륭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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