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구 장기비전 2020의 의미

입력 2003-06-28 10:22:04

일부 대구시민들은 대구에 장기 비전이 없고 희망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최근 대구광역시는 '대구장기발전계획- 대구비전 2020'을 발표했다.

대구경북개발연구원이 작년 4월 대구광역시로부터 용역을 위탁받아 약 1년간에 걸쳐 완성한 것이다.

필자는 계획수립에 참여한 연구진의 한 사람으로서 장기비전의 의미를 강조하고자 한다.

대구장기발전계획은 2020년대를 조망하면서 시가 추진해야 할 장기 비전과 발전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향후 상위계획과 연계하고, 하위계획을 수립하는데 지침이 되는 계획이다.

그런데 이 '대구비전 2020'에 대해 대부분의 지역경제 및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일부에서는 이를 잘못 이해하고 있어 몇 가지 첨언하고자 한다.

첫째, 계획에서 제시된 내용이 많지 않다는 지적은 잘못 이해한 것으로 생각된다.

본 보고서는 약 670페이지로 방대하고, 9개 장의 부문별 계획에는 수많은 시책과 사업이 계획되어 있다.

하드웨어 위주 계획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부문별 계획과 행·재정계획에 소프트웨어적 시책사업이 많이 제시되어 있다.

둘째, 의견수렴이 약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작년 대구시민 1,071명을 대상으로 시민의식조사를 실시해 계획에 반영했고, 공무원으로 이루어진 실무기획단회의 및 국토연구원과 대학교수,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자문회의, 구·군별 및 시의회 의견수렴회, 중간 보고회와 공청회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하였다.

셋째, 문화·관광부문의 비중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장기계획의 산업부문에서 21세기형 첨단산업으로 IT, BT, NT, CT 등을 제시했는데, BT나 특정 1개만을 특화·육성해야한다는 지적은 16개 광역시·도가 경쟁하는 현실에서 곤란한 지적이다.

왜냐하면, 대구지역에는 이미 IT나 NT분야의 교수나 인프라가 이미 어느 정도 구축돼 있는데, 이부문을 생략하면 인프라 구축이 힘들게 될 것이다.

넷째, 영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장기계획에서 투자계획을 잘 다루지 않지만, 이번 계획에서는 재원조달방안도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전체 투자계획이 약 54조원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이지만 그 중 37조가 국책사업 성격이 강한 교통·물류계획으로, 이 부문을 제외하면 크게 많은 것이 아니다.

대구지역의 경제주체들이 대구가 앞으로 무엇을 가지고 발전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대안을 제시할 때 지역경제는 보다 활성화될 것이다.

장기발전계획은 20년을 내다보는 계획이므로 추진과정에서 여건의 변화가 생기면 신축성 있게 변경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춘근〈대구경북개발연구원 연구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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