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파업 이모저모 동대구역 열차운행 평소의 4분1

입력 2003-06-28 10:47:45

철도노조가 파업하면서 곳곳에서 승객들의 불편이 발생하고 물류·관광업에도 타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동대구역 경우 28일 전체 여객 190편 중 경부선 상하행 48편, 동해·남부 상하행 4편만 운행했다.

대구역에서도 경부선 상하행 무궁화 각 15대, 새마을호 상하행 각 2대 등 평소의 4분의 1만 운행했다.

새마을·통일호 등 서울·부산·대구행 열차가 하루 34회 왕복 운행하는 포항역에서는 새벽 4시40분발 부산행 통일호, 5시57분 포항제철소행 및 6시5분 동대구행 등 3편의 통근열차만 정상운행했을 뿐 나머지 열차는 모두 결행했다.

포항역 이용 여객은 하루 6천여명이나 철도청은 파업 종료 때까지 포항~동대구 왕복 하루 4편 정도의 통근열차만 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에는 오전 8시30분발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가 운행 중단된데 이어 오전 11시 강릉행 무궁화호도 움직이지 못하는 등 새마을호 4회, 무궁화호 8회가 스톱됐다.

○…동대구역에 나왔던 일부 승객들은 뒤늦게 파업 사실을 알고는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일정을 변경하는 등 종종걸음을 쳤다.

매표 창구에는 환불을 요구하는 승강이가 이어졌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강일수(45·대구 산격동)씨는 "경주 처가에 가기 위해 동대구역으로 나왔다가 뒤늦게 파업 사실을 알게됐다"며 "온나라가 파업때문에 시끄러운데 철도까지 파업하느냐"고 짜증냈다.

오전 6시 동대구역에 도착했다는 이진의(21·여·국민대3)씨는 "이틀 전에 방학을 해 외가댁에 왔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라며 "파업 소식을 들었지만 혹시나 싶어 동대구역에 나왔지만 고속터미널로 옮겨 가는 길"이라고 했다.

동대구역 안내 데스크는 "평소 오전 6시쯤이면 서울행 열차를 타려는 승객들로 복잡해지지만 오늘은 파업 소식때문인듯 승객이 평소의 10분의 1 가량밖에 안된다"고 했다.

○…철도노조 파업이 시작됐지만 동대구역의 2개 열차 출발 안내 전광판에는 감축 운행 상황이 표시되지 않아, 시민들의 문의가 매표 창구로 빗발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이상호(56·대구 신천동)씨는 "파업한다고 해 열차 운행이 줄었을 것이라 생각했다가 전광판은 그대로여서 헷갈렸다"며 "창구에 확인한 뒤에야 열차운행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역 관계자는 말썽이 일자 새벽 5시30분쯤 전광판을 모두 꺼버렸다.

동대구역에는 노조원들의 열차 운행 방해에 대비해 전경 2명이 출입구를 지키고 있었으나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동대구역에는 전경 2개 중대가 대기했다.

○…포항에선 물류가 가장 문제되고 있다.

포항역 소화물 접수는 파업과 동시에 완전 중단됐고, 하루 1만여t의 화물이 10여편 열차로 출발하는 괴동역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군용화물차를 제외한 일반 화물차는 모두 운행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공단 업체들은 영주·제천 방면으로 가는 유연탄·슬래그, 수도권으로 가는 철도레일·강관 파이프·열연제품 등의 수송이 중단되면 관련 업체들의 조업 단축·중단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광양 두 개 제철소 전체 출하량의 3% 및 2%를 철도로 수송해 왔으나 파업에 대비해 18일부터 포항은 육상(트럭)으로, 광양은 해상으로 수송 방법을 일시 전환했다고 밝혔다.

○…경주 보문단지 한 호텔 관계자는 "대부분 호텔이 각 300여개 객실 중 주말 평균 70, 80%씩 예약돼 있었는데 큰일났다"며 "사태를 파악하려 철도청에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마저 제대로 안된다"고 초조해 했다.

○…승객들은 대구 경우 새벽 5시쯤부터 고속터미널로 몰렸으나 터미널측은 승차권 판매를 5시45분이나 돼서야 시작, 대합실 밖까지 줄이 길게 형성됐다.

승차에 대해서도 터미널 관계자는 "평소에는 20분 가량만 기다리면 됐지만 오늘은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다"며 "서울발 버스가 도착하는대로 임시편을 증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대구 고속터미널의 혼잡은 오전 6시부터 심해졌다.

서울·부산·대전 등 주요 노선의 6시 첫차부터 매진사태가 발생했다.

곽춘자(58·대구 동인동)씨는 "며칠전 서울행 기차표를 예매했으나 동대구역에 갔다가 실패해 부랴부랴 달려왔다"고 했다.

포항에서도 28일 오전엔 포항공항 여객기도 장맛비로 결항돼 장거리 여객들이 일시에 고속터미널로 몰리면서 혼잡을 빚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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