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정력 수산물

입력 2003-06-27 09:55:06

바다에서 나는 정력식품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물개의 생식기인 해구신(海狗腎)이다.

그러나 정력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진품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다 가격도 비싸 해구신을 찾는 것보다 차라리 저렴하고 풍부하게 구할 수 있는 생굴과 개불, 장어 등이 더 효과적일 듯싶다.

굴은 서양에서 정력제로 취급받는다.

굴에는 글리코겐과 미량영양소인 아연이 많은데, 글리코겐은 에너지의 원천으로 아연은 정액중에도 다량 존재해 성호르몬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굴을 최음성 식품으로 간주하고 있다.

서양에서는 수산물을 날것으로 먹는 습관이 없는데 굴만은 예외적으로 날것으로 먹고 있다.

시저가 대군을 이끌고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원정을 꾀한 이유 중의 하나가 템스강 하구에서 나는 굴의 깊은 맛에 매료된 때문이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장어는 몸길이 60cm 정도로 남성정력과 항암, 시력에 좋은 비타민 A와 여성 피부미용, 노화방지에 좋은 비타민 E가 풍부하다.

특히 꼬리부분이 정력에 좋다는 소문이 있어 장어를 먹을 때면 꼬리를 먼저 먹기위해 눈치를 보기도 한다.

장어는 연어와 반대로 바다에서 태어나 민물에서 자란다.

산란때가 되면 아무것도 먹지않고 수만리 떨어진 필리핀 동쪽 해역까지 헤엄쳐 간다.

수만리 바다를 아무것도 먹지 않고 몇달 동안 헤엄친다는 것만으로도 영양적인 요소 외에 심리적인 요소때문에 신비스러워 정력제로 인기를 끄는지 모른다.

개불은 지렁이처럼 생겨 징그럽지만 한번 먹어보면 오돌오돌 씹히고 달작한 맛에 반해 계속 먹게된다.

한방에서는 성기능이 쇠약해져 음낭 밑에 습기가 차거나 냄새가 날 때 개불을 권하기도 한다.

또 개불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혈전을 용해하는 성분이 포함돼 있어 고혈압 환자에겐 그만이다.

고려말 승려 신돈은 정력강화제로 즐겨 먹었으며 개의 불알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개불이라고 불렸다.

정력강화제라고 믿고 있는 해구신보다는 이처럼 저렴하고 실속있는 우리 수산물을 섭취하는 것이 바로 자신도 좋고 어민도 좋은 일석이조인 셈이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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