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작으면 미인인가?
우스갯소리지만, 한 성형외과의사는 "50년 전 한국 여인들에 비해 현재 여인들의 얼굴이 현저하게 작아졌고, 그 차이는 수백평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세대별로 미인의 기준도 많이 달라졌다.
특히 CD만한 크기의 작은 얼굴은 최근 미인관의 기준이 되고 있다.
뜯어보면 못 생긴 얼굴이 아닌데도, 얼굴이 넓고 크다는 이유로 성형을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과거의 복스럽고, 달덩이같은 얼굴은 현대에 이르러 더 이상 아름다움의 기준이 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손영백(52·한일인쇄사대표), 정귀숙(41·주부), 김흥동(37·뷰티플러스 성형외과 원장), 이순목(25·직장인), 김길영(24·간호사), 박은혜(22·직장인) 등 20대에서 50대까지 6명에게 얼굴이 작아지고 있는 미인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얼굴이 작아야 미인
20, 30대는 '반드시', 40, 50대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으로 양분됐다.
설문결과도 그렇듯, 이들 6인의 의견도 칼로 물 베듯 나뉘었다.
◆김흥동=최근 남자들도 각이 지고 투박한 얼굴형을 싫어한다.
부드럽고 작은 얼굴을 선호한다.
특히 여성들은 작은 얼굴이 되기 위해 성형도 마다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도 얼굴이 작고 갸날픈 여성상을 좋아하는 편이다.
◆김길영=요즘 얼굴이 크면 아줌마란 소리를 듣는다.
남자도 얼굴이 크면 머슴같다며 놀림을 받는다.
실제 미팅에 나갔다가, (상대 남자가)얼굴이 크고 뚱뚱해 퇴짜를 놓은 적이 있다.
얼굴이 큰 친구들은 사진을 찍어도 얼굴을 반쯤 가리거나, 뒤에 선다.
◆박은혜=요즘은 남자들도 여자보다 더 이쁘다.
꽃미남이란 소리가 괜한 소리가 아니다.
특히 피부 관리도 여자 뺨치게 한다.
얼굴이 넓고, 뚱뚱하면 모임에서도 인기가 없다.
그러나 40, 50대의 생각은 달랐다.
얼굴이 사람의 성격과 인품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했다.
◆정귀숙=요즘 시내 가 보면 비슷한 사람이 너무 많다.
옷 차림, 화장 등이 똑 같다.
개성을 잃어가는 것 같다.
얼굴을 작게 보이기 위한 헤어스타일도 거의 비슷하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오면 그렇게 이쁜 얼굴을 화장으로 감춘다며 놀란다고 한다.
◆손영백=얼굴이 작다고 미인은 아니다.
너무 마른 여자는 별로다.
며느리를 볼 나이가 됐지만, 요즘 성냥개비처럼 약한 여자를 보면 좀 불안하다.
그리고 얼굴이 크다고 뜯어 고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자연미인이 좋다.
얼굴이 인생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어떤 이들이 미인
이영애, 김원희, 조인성, 김희선, 차인표, 박주미, 송윤아, 이효리, 이요원, 성유리… . 미남 미녀 탤런트를 꼽아 보라고 했더니 등장한 인물들이다.
모두 하나같이 얼굴이 손바닥만한 탤런트들이다.
◆김흥동=성형외과의로 CF모델 박주미(아시아나항공 전속 모델)가 가장 완벽한 얼굴로 생각한다.
이영애, 김원희, 김희선도 예쁜 얼굴이다.
이영애는 이미지가 좋다.
김희선의 경우는 미인의 얼굴형으로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
◆손영백=개인적으로 연극 배우 윤석화 같은 얼굴이 좋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콧날이 오똑해서 좋다.
◆정귀숙=송윤아와 이영애가 예쁘다.
이영애의 경우는 이미지가 좋다.
20대는 이효리, 이요원, 조인성 등을 꼽았다.
특히 20대에서는 얼굴과 몸매를 함께 보는 경향이 강했다.
얼굴은 조인성, 벗은 몸은 권상우처럼 근육질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왜 작은 얼굴을 선호
◆정귀숙=TV나 영화에 나오는 배경 세트는 80% 크기가 기준이다.
그래야 시청자들은 100%로 느낀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얼굴이 작고, 몸매도 마른 이들만 TV에 나온다.
그런 스타들을 선호하는 영상세대들이 자연스럽게 닮기 위한 모델이 된 것이 작은 얼굴이 아닌가 생각한다.
◆김흥동=희소가치가 아닐까. 보통 크기의 얼굴에서 작은 얼굴을 가진 이들이 시선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애완동물도 작은 것이 귀엽고 가지고 싶다.
작은 것에 보호 본능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순목=얼굴이 작은 여자치고 얼굴에 각이 들어간 이가 드물다.
작을 수록 오히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시선을 한 곳에 받을 수 있다.
남들의 시선을 받기 위한 요즘 젊은 세대의 특성이 작은 얼굴을 선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수술까지 해야 하나?
최근 얼굴을 줄이기 위해 성형까지 시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광대뼈나, 턱의 뼈를 깎아내는 수술이다.
쌍꺼풀 수술에 비해 3~4배의 비용이 들지만 꾸준히 찾고 있다고 한다.
◆김흥동=5년 전에 비해 얼굴 크기를 줄이는 수술 환자가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수술에도 한계가 있다.
◆손영백=얼굴만 예쁘다고 다는 아니다.
미모와 학벌 등 외형적인 요소도 살아 보면 평범해진다.
오히려 내면이 더욱 커진다.
성형할 돈으로 자신의 내면을 관리하는데 쓰면 더 나을 것 같다.
그러나 20대의 생각은 단호했다.
자신이 그런 고민에 처하면 당연히 돈을 모아 성형 수술까지 받겠다고 입을 모았다.
작은 얼굴에 대한 미인관도 첫 인상의 개성이 중요하다는 젊은 세대와, 내면의 충실도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나이 든 세대의 차이를 엿볼 수 있었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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