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 폐지' 캠페인을 하는 중 여학생들이 다가와서 호주제가 뭐냐고 묻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호주제와는 무관하게 산다.
그러나 대부분 여성들은 혼인 신고와 동시에 본적이 바뀌면서 심정적 박탈감과 불평등함을 경험하게 된다.
어떻게 심정적인 불평등함 뿐이겠는가! 자녀를 데리고 재혼한 여성의 경우 호적은 다시 한번 옮겨지고, 자녀는 마치 다른 가족처럼 생활해야 한다.
이혼 후 몇 십 년이 지나 어느 날 딸아이의 호적을 떼어보니 얼굴도 보지 못한 남편의 다른 아들이 딸의 호주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사정에 따라 엄마성을 쓰게 된 자녀들은 비정상적이고 부도덕한 가정으로 취급하는 사회적 편견에 시달린다.
아버지 성만 인정되고, 아들이 1순위 호주가 되는 이러한 제도는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를 종적이고 권위적인 관계로 규율하는 전근대적인 가족관념이다.
심정적 불평등을 넘어 현실적으로 차별적이며 고통을 주는 신분등록 편제방식이 현행의 호주제다.
호주제 폐지를 염려하는 사람들 중 이혼이 늘고 가정이 붕괴될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미 호주제와 비슷한 제도를 가지고 있다 폐지한 일본, 스위스 보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높고 결혼한 세 쌍중 한 쌍이 이혼하며, 출산율은 사상 유례없이 밑바닥이다.
호주제가 폐지되면 이혼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미 현행의 가족관념으로는 가족의 내용을 담을 수없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우리가정'의 일원으로서 삶의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하며 상호 평등한 관계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가족문화로 전환될 때, 사회의 기초 공동체인 가족이 건실해지고 중요해질 것이다.
그러한 평등가족 문화로 가기 위해서 바꾸어야 할 것 중 하나가 지금의 호주를 중심으로 하는 신분등록제이다.
현행 호주제는 일제가 국민통제수단으로, 즉 국가를 하나의 가족으로 보고 천황을 국가라는 가족의 가장으로 상정하고 가장에 대해 절대적인 복종을 하듯 천황에 대해서도 똑같이 복종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만든 제도에 불과하다.
이전에는 부(父)에 의한 부(父)의 권위로 부(父)의 다스림을 위한 봉건적인 종법제(중국에서 유입) 같은 가부장제도와 결합돼 현행 호주제가 형성되었다.
이것이 전통이라면 당연히 폐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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