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학사에 전통을 잇고 있는 시가문학으로 시조가 유일하다고 일컫지만 영남지역 규방(閨房)에는 전통 문학장르인 가사가 두루마리라는 이름으로 온전하게 창작되고 향수(享受)되고 있다.
전통시대의 가사문학은 영.정조 이후 널리 유행하게 되어 일반 평민이나 여성들 사이에도 활발하게 창작되었다.
여성들은 한글을 익혀 규중에서 부엌일, 바느질, 제사, 손님 접대 등을 하면서 생활 속에 맺혔던 정한을 여성의 섬세한 감성과 풍부한 예술성을 살려 절절히 노래하였고, 그것이 자연히 가사형식을 취하게 됨으로써 부녀자의 시가문학을 통한 우리 글의 발전도 아울러 이룩하였다.
전통 규방가사는 출가하는 딸에게 예절.행신 등을 가르친 계녀가.봉친가(奉親歌), 출가한 딸이 부모와 고향을 그리는 사친가.사향가, 형제.친구와의 이별을 슬퍼한 형제이별가.붕우이별가, 시절과 풍경을 노래한 시절가.풍경가, 놀이.여행을 읊은 화전가.유람가 등 다양한 내용의 작품이 있다.
이들 작품들은 한글 궁체로 흔히 두루마리에 씌어 전해지기에 흔히 두루마리라고 불린다.
영남지역에서는 시집온 새댁이 시집올 때 가져온 두루마리의 양과 그 내용의 우수함으로 새댁의 교양과 자질을 파악하였다.
그러하였기에 상배(喪配)한 친정아버지가 딸을 시집 보내며 딸이 시집가서 지켜야 할 도리 등을 노래한 계녀가를 지어 고리짝에 넣어 주기도 하였다.
가사가 개화기에는 독립신문.대한매일신보 등의 신문에 새로운 문물과 사상을 소개하는 문학형식으로 널리 애용되어 새롭게 부흥하는 조짐도 있었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 전통문화의 멸시와 말살로 거의 사라졌었다.
그런데 최근 규방가사 백일장과 경창(競唱)대회에 이어 작가대회가 열리면서 규방가사를 온전하게 보전해 온 규방의 할머니들의 공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가사창작의 열기가 젊은 작가들에게로 이어져 우리 전통문학장르인 가사의 부흥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대한다.
조춘호 대구한의대.국어문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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