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성과 대중친화력은 별개인가.
Best 1, 2에 뽑힌 작품은 삼성금융플라자(중구 덕산동)앞의 '메신저'와 대구은행 본점(수성구 수성2가)앞의 '동전탑'이다.
완벽한 작품으로 꼽히지만, 대중과의 소통 측면에서는 다소 의문시된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삼성금융플라자앞 인도에 놓여 있는 '메신저'(1995년).
국내에서 몇손가락안에 꼽히는 유명 조각가인 조성묵(65)씨의 작품인 탓에 1위에 선정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마치 수도 파이프 같기도 하고, 의자 같기도 한 이 작품은 조씨가 80년대부터 90년대중반까지 꾸준히 해온 작업이고 흔히 '침묵적 소통의 사자(使者)'로 해석된다.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오히려 통행에 불편을 주는 방해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무심코 걷다가 부딪힐뻔 했다'거나 '만지기에 거부감을 주는 청동' 같은 불평도 나온다.
전문가들과 대중들의 시각 사이에 다소 괴리감이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까. 제작비 2억2천만원.
그렇지만 삼성금융플라자의 조형물은 다른 빌딩에 비해 모두 수준급이다.
바깥에 이상일(대구가톨릭대)교수의 조각이 서 있고, 로비에는 재일교포 조각가 최재은씨 작품, 대구를 대표하는 남녀 원로화가 정점식·김종복씨의 대형 작품이 걸려있는게 눈에 띈다.
삼성 관련 계열사의 조형물은 호암갤러리에서 도맡아 전체적으로 작품성 위주의 조형물이 많은 게 특징이다.
대구은행 본점앞의 '동전탑'은 작가 미상인데도 높은 평가를 받은 아이러니한 조형물이다.
대구은행측은 "당시 건설회사에서 조형물 설치까지 맡았기 때문에 작가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1985년 본점 건립당시만 해도 조형물 설치가 법적으로 의무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에 건설회사측이 무명의 작가에게 작품 주문을 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Best로 뽑힌 이유로는 "높다랗게 쌓인 동전이 은행의 이미지와 어울린다.
평범하면서도 친근감을 준다"였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미니멀 조각가 도날드 저드(1928~1994)를 모방한 작품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무명씨의 작품이 이 정도 각광을 받는 것도 흔한 사례는 아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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