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을 찾아서-가발 최원희씨

입력 2003-06-25 10:05:21

우리나라에 유일한 가발명장이 대구에 있다.

대구시 달서구 성당동 최원희씨(48).

헤어분야에 관한 우리나라의 명장은 3명이지만 가발 명장은 단 한 명, 최씨뿐이다.

1979년 이용사 면허증을 취득한 이후, 지난 2002년 10월 대한민국 명장이 되기까지 23년간 최씨의 관심은 오직 두상연구와 가장 자연스러운 가발개발에 묶여있다.

최씨는 본인이 대머리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애를 쓰고 아이디어를 내어 '가발 명장'이 됐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빠지는 머리카락을 한 올이라도 붙들기 위해 탈모에 좋다는 것은 모두 다 해보았지만 허사였습니다.

할 수 없어 가발을 사서 착용했지만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고민끝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가발연구에 몰두한 최씨는 얼굴과 두발형을 기억하는 형상기억가발과 건강한 머리를 위한 게르마늄 건강가발을 개발, 실용신안특허(제0290199호)까지 획득했다.

"가발을 쓰는 사람들은 가모와 이마가 닿는 부분의 경계선이 드러나는 것을 가장 싫어합니다.

그래서 이마와 닿는 끝부분 0.5mm 정도를 피부색과 동일하게 염색했습니다". 이 단순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다른 가발업체에서도 쉽게 모방했지만 염색한 부분이 끊어지는 기술력의 차이를 보이며 수명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머리카락은 보통 24도에서 50도 정도 기울어서 자랍니다.

따라서 인모를 망채에 심을 때 싱글, 더블 등 5개의 스타일로 세분화, 착용자의 두상에 맞게 머리카락이 뜨게 할 수도 있고 눕게 할 수도 있는 심는 가발을 개발했습니다".

고급기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과 프랑스에도 수십차례 다녀온 최씨는 보통 가발 한 개를 만들 때 10만번 이상 손길을 준다.

망채에 일일이 묶고 심는 위빙묶음법으로 수작업을 하는 최씨는 가발만들기가 예술이라고 말한다.

두피가 닿는 부분에 게르마늄을 첨가, 단순히 대머리를 숨기는 가발의 기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건강까지 살리는 게르마늄가발을 만들어 특허를 따낸 데 이어 최근에는 형상기억가발까지 만들어냈다.

"머리카락이 케라틴의 주성분인 약 18종의 아미노산이 길게 연결되어 폴리펩티드 구조를 이루며, 표면은 물고기의 비늘처럼 족체가 연결되어있습니다.

이 족체를 아이롱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재결합한 형상기억가발을 만들었지요".

머리를 감고 난 후 다시 말려 빗질만 해도 원하는 헤어스타일로 그 형상을 기억하며 다시 살아나고, 드라이만 하면 원하는 스타일로 가꿀 수 있는 이 신기술은 지난해 특허청에 특허출원(2002-39312)됐다.

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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