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인기끈다

입력 2003-06-25 10:05:21

변액(變額)보험 가입자들이 폭주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가 판매하고 있는 변액보험 수입보험료가 1년 사이에 무려 25배 가까이 늘어나는 폭발적 신장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로 끝난 2002회계연도에 생명보험업계가 변액보험 판매로 거둬들인 보험료는 2천657억4천400만원. 이는 변액보험 판매 첫 해인 2001회계연도의 106억7천200만원에 비해 24.9배 급증한 것이다.

판매 건수도 2001년 1만5천847건에서 2002년엔 15만9천390건으로 늘어났다.

▨변액보험은?=가입할 때 나중에 받는 보험금이 미리 정해지는 정액(定額)보험과 달리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굴려(예를 들어 주식·채권 투자) 얻는 수익에 따라 보험금의 액수가 달라지는 상품. 은행권 금융상품에 비유하면 변액보험은 '실적배당형'신탁상품, 정액보험은 '확정금리형' 예금상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입자가 사망을 하면 1억원을 받기로 보험계약을 맺고 매달 30만원씩 보험료를 낸다고 가정해보자. 정액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10년 뒤에 세상을 뜨건, 30년 뒤에 세상을 뜨건 1억원을 받는다.

하지만 변액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보험회사가 보험료를 잘 굴려 초과수익을 올리는 만큼 추가로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쉽게 말해 변액보험 가입자는 경기가 좋아져 주식과 채권 가격이 올라가는 '자산가치 상승의 혜택'을 만끽하면서 '물가 상승의 부담(인플레이션에 따른 돈의 가치 하락 위험)'까지 덜 수 있는 셈이다.

미국 보험시장에선 90년대 이후 변액보험 계약고가 전체 보험 계약고의 30%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다.

▨변액보험, '리스크'를 안고 있다=초과수익을 노릴 수 있다고 해서 변액보험이 무조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투신운용사의 주식·채권형 펀드처럼 리스크(위험)를 안고 있는 상품이기 때문. 일본에서는 90년대 초반 주가가 폭락하자, 이자를 못 주는 것은 물론이고 보험료 원금까지 까먹은 변액보험 상품이 속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사망보험금은 보장함)

따라서 변액보험 가입자가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동향. 주식·채권형 펀드처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침체상태에 빠지면, 추가 수익을 별로 기대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최악의 경우 겨우 원금 정도 챙겨가는 데 그칠 수도 있다.

또 하나 고려해야할 점은 보험사의 자산운용 능력. 보험료를 굴리는 보험사의 펀드 매니저(자산운용역)가 실력이 없고 위험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해약환급금을 받을 때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

또 현재 보험사들이 판매중인 변액보험은 1년에 4번까지 '주식형 혼합형(채권형)'으로 펀드를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주식·채권시장 동향을 잘 살피면서 수익률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보험사별 변액보험 펀드의 수익률은 생명보험협회(www.klia.or.kr)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수시로 비교해 볼 수 있다.

▨증시 상승에 변액보험 수익률 '호조'=앞서든 것처럼 변액보험은 주식시장 등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때문에 최근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 실적배당형상품인 변액보험 수익률도 크게 오르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가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에 투자하는 혼합형 변액보험 수익률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교보생명이 판매하는 혼합형 변액종신보험은 증시가 침체돼 있던 3월20일 수익률이 3.6%에 머물렀으나 4월20일 5.3%, 5월20일 5.2%를 보인데 이어 종합주가지수가 690선을 오르내린 지난 20일에는 6.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의 혼합형 변액종신보험 수익률도 매월 20일을 기준으로 할 때 3월 6.24%에서 4월 7.92%, 5월 7.77%로 움직이다가 6월에는 9.16%로 높아졌다.

교보생명의 혼합형 변액연금보험도 3월 -1.21%, 4월 4.31%, 5월 3.99% 등의 추세를 보이다가 6월 7.24%로 뛰었고 삼성생명이 판매하는 같은 상품도 3월 1.8%에서 4월 5.8%, 5월 5.9%, 6월 8.83%로 급등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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