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에게 '슬램덩크'와 '포켓몬스터'가 있다면 30.40대에겐 '꺼벙이'와 '도깨비 감투', 그리고 '캔디'가 있었다.
그럼 쉰세대인 50.60대에겐?. 그들도 '만리종'과 '약동이와 영팔이'의 추억을 갖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소설 등에서 일고 있는 '복고 바람'이 만화에도 이어지고 있다.
비디오도 인터넷 게임도 없던 시절. '만화방'이 유일한 청소년 유해업소(?)인 시절에 청소년들을 사로잡았던 추억의 만화들이 잇따라 복간되고 있는 것.
이달 들어서만 50년대말과 60년대 초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약동이와 영팔이', '만리종', '허진형제 복수록' 등 고전만화 3권이 동시에 복간됐다.
'약동이와 영팔이'(방영진.1962년)는 학생 만화의 효시로 기록될 만한 작품으로 시골 중학교로 전학 온 영팔이와 이 동네에 사는 약동이, 뚱뚱이, 홀쭉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만화. 만화가 박재동씨는 "만화가게를 18년간 운영했던 마지막으로 이책 한 질만 남겨뒀다"며 "63년 한해는 완전히 약동이와 영팔이의 해였다"고 말했다.
'만리종'(1959년 발행)은 지금은 사라진 '그림소설'체로 60년대 우리 만화계를 이끌었던 박기당씨의 대표작으로 단군 조선 이후 기자조선 시대 호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허진형제 복수록'(1959년)은 조선시대 땅을 놓고 3대에 걸쳐 벌어진 허씨 집안의 피비린내 나는 가족 비극을 그린 작품으로 '홍길동'의 작가 신동우씨가 20대 시절에 그린 만화. 이번에 복간된 작품들은 작가들도 오래전 사망했고 책이나 원고도 유실된 책들을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희귀 만화 수집가들을 수소문해 다시 낸 것이다.
이들 작품속에는 50.60년대 문화코드가 그대로 녹아 있다.
만화의 '복간 열풍'을 지핀 것은 2년전 재출판된 '꺼벙이'(길창덕)와 '도깨비 감투'(신문수), '캔디'(이가라시 유미코) 등 70.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 이들이 설마하는 기대를 깨며 인기를 끌자 '악동이'(이희재), '가루지기'(고우영), '공포의 외인구단'(이현세) 등이 잇따라 복간됐다.
또 80년대 인기를 끌었던 김혜린씨의 순정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와 '테르미도르'를 비롯 90년대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슬램덩크'와 '드래곤볼' 등도 속속 재출간됐다.
이러한 복간 만화는 경우에 따라 수만권씩 팔려나가며 신간의 인기를 능가하기도 한다.
교보문고 대구점 관계자는 "복간 만화는 직장인뿐 아니라 대학생과 10대까지 구입할 정도로 독자층이 넓다"고 말했다.
세대 갈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21세기.20세기 만화가 세대의 벽을 잇는 다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진숙·강선우 감싼 민주당 원내수석…"전혀 문제 없다"
"꾀병 아니었다…저혈압·호흡곤란" 김건희 여사, '휠체어 퇴원' 이유는
[사설] 민주당 '내란특별법' 발의, 이 대통령의 '협치'는 빈말이었나
전국 법학교수들 "조국 일가는 희생양"…李대통령에 광복절 특별사면 요청
첫 회의 연 국민의힘 혁신위, "탄핵 깊이 반성, 사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