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험기-성취감 느낄 수 있게 실천 가능한 계획부터

입력 2003-06-24 15:34:44

돌이켜보면 고3때의 6월은 참으로 힘들었다.

몸이 고되고 잠이 쏟아지는 것은 그런대로 극복할 수 있었지만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패닉에 가까운 두려움과 불안은 정말로 견디기 힘들었다.

계속 이런 식으로 공부해서 과연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올 것인가? 혹 수능시험 당일날 몸이 아프면 어떡하나? 시험치는 날 늦게 일어나서 시험을 못 치면 어쩌나? 답을 한 칸씩 내려쓰면 어쩌나? 공부가 잘 되지 않아서 가만히 앉아서 있을 때면 말도 안 되는 별별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이는 나만이 아니고 수험생 대부분이 공통으로 겪는 현상이었다.

나는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도저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다는 위기감마저 느끼게 되었다.

어떤 계기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기말시험을 치르고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학교에 온 어느 선배를 만나게 되었다.

그 선배는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 진심으로 공감해주며 모두가 다 비슷한 처지이니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 선배님은 그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은 딱 한 가지밖에 없다고 했다.

1주일 단위로 학습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바탕하여 일일 계획을 세우고 가능하면 반드시 하루 목표량을 달성하라고 했다.

목표량을 달성하면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성취감이 계속 누적되면 강한 자신감으로 이어지게 된다.

자신감만 있으면 성적은 언젠가는 반드시 올라가게 되어있다.

그러나 너무 무리한 계획을 세우면 오히려 공부를 포기할 위험성이 있다.

일주일 학습량은 정상적으로 공부하면 5일만에 끝낼 수 있는 정도가 바람직하다.

금요일까지 계획을 완성하면 토요일에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 중에 다소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된다.

만약에 금요일까지 못 끝내면 토요일까지 하루 연장하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고 나서 일요일에는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으며 푹 쉬어야 한다

일주일 내내 책을 붙잡고 있다고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은 아니다.

할 때 집중해서 하고 쉴 때는 모든 것을 잊고 푹 쉬는 것이 생활 습관이 되게 해야 한다.

계획이 없으면 생활이 무질서해지고 방향감각을 상실하기가 쉽다.

구체적 계획이 없으면 실현 가능하지 않은 욕심을 내게 되고 그러다 보면 하루 이틀 의욕을 가지다가 결국은 포기해버리게 된다.

실현 가능한 계획은 하루하루의 삶을 즐겁게 해주고 불안감을 없애주는 가장 좋은 처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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