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교섭서 의견 접근...운행 곧 정상화 될 듯
대구지하철 노조는 24일 오전 10시쯤 지하철공사측과 올 단체교섭 및 특별단체교섭을 잠정 타결짓고 이날 오전 11시 현재 협상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이로써 개통 후 첫 파업으로 1호선 전구간에서 6시간 동안 파행됐던 대구지하철은 운행도 점차 정상화될 전망이다.
대구지하철 노사 양측은 밤샘 교섭을 통해 24일 오전 올 단체교섭안 및 특별단체교섭안의 큰 쟁점에 대해 대체로 합의를 이뤘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노사는 쟁점이 된 특별단체교섭안과 관련, 현재 지하철공사 정원 부족인력 108명 중 60명을 충원하고 2005년까지 전동차 내장재를 모두 불연재로 교체키로 방향을 정했다는 것.
또 사용자.노조.시민단체.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안전위원회를 설치해 안전자문기구로 활용토록 하고 종합사령팀 내 모니터 감시요원을 3명 추가로 두기로 했다. 일반 단체협약에서는 △8급직 자동 승진 △점심 시간 유급 휴게시간 보장 △25명까지 조합 간부 출장 인정 등에 합의했다.
이 잠정안이 최종 발효될 경우 대구지하철 공사는 앞으로 60여명의 추가 인력 확보를 위해 연간 최소 18억여원을 마련해야 해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엄청난 운영적자에 시달리는 중이어서 적자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이는 대구시 부담이나 승객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대구지하철노조는 24일 새벽 4시 파업에 돌입, 소속 기관사, 역무담당자, 차량정비사 등이 그 시각부터 업무를 중단하고 월배차량기지에서 농성을 시작했었다. 이에 지하철공사측은 대체 기관사 68명을 투입해 응급 운행에 들어갔으나 배차 간격이 늘어나는 등 승객 불편이 초래됐었다.
노조는 파업 돌입 직전인 23일 밤 사용자측과 함께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회의에 참석해 협상 기간을 다음달 8일까지 연장하는 내용에 합의했으나 40여분만에 이를 번복하기도 했다. 노사간 가장 첨예한 쟁점은 △정원부족 인력(108명) 충원 △2인 승무 및 안전인력 확보 △안전 방재시설 확충 등 '특별단체교섭안'이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승객 감소로 출근길 큰 혼란 없어
대구 첫 지하철 파업이 24일 새벽 실행됐으나 출근.등교길 큰 혼란은 없었다. 배차간격만 좀 길어졌을 뿐 지하철이 계속 운행된데다 상당수 승객이 미리 버스쪽으로 이동했고, 1호선 전체적으로도 반쪽 운행때문에 승객이 대폭 감소해 있는 상황이기때문으로 풀이됐다.
대구지하철 1호선 각 역에서는 출근.등교 인파가 몰리는 아침 7시 이후에도 평소와 다름없는 한산한 모습이 나타났다. 안심에서 첫차를 타고 이날 새벽 5시40분 동대구역에서 내린 김진형(27.괴전동)씨는 "파업 소식을 듣고 열차운행이 지연될까 걱정했으나 다행히 정시에 출발해 별다른 불편이 없었다"고 말했다.
파업이 예고된 탓인지 승객도 상당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전 7시30분쯤 교대역에 대기 중이던 셔틀버스 운전기사 김명수(41.감삼동)씨는 "평소 이 시간이면 셔틀버스 2대에 손님이 가득차고 길게 줄을 늘어서기도 하지만 오늘은 거의 빈차로 운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상석 동대구역장은 "파업이 사전 예고된 탓인지 승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지하철공사 승객은 첫차 시간부터 오전 6시까지 평소 630여명 탑승했으나 이날은 100명 정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고, 오전 9시까지 승객은 1만459명으로 파업 전 같은 시간대 승객수 1만3천861명보다 24.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가용 운행 증가도 두드러지지 않아 교통흐름 역시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박승업(26.침산동)씨는 "지하철 파업때문에 교통혼란을 우려해 평소보다 20분 일찍 버스를 탔지만 차량 소통이 원활해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곳곳에서는 파업 여파도 나타나 지하철역에 배치된 경찰관을 보고 시민들이 놀라는가 하면, 동대구역 등에는 아침부터 정상운행 여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했다. 파업 사실을 미처 모른 시민도 적잖아 월촌역에 도착한 이희정(21.대구가톨릭대3)씨는 "파업한 줄 모르고 나왔다"며 "전동차가 안오면 버스를 타면 2시간 넘게 가야 학교에 도착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유경원(68.대명11동)씨는 "버스를 타려다 다른 사람들이 가길래 나도 따라서 역으로 왔다"고 했다.
신기역에서는 등교길 학생들이 지하철을 놓치는 일이 이어졌다. 송현정(18.대구정보관광고)양은 "보통 오전 7시33분에 지하철을 타는데 오늘은 배차간격이 길어져 당황스럽다"고 했다. 오전 7시50분쯤 신기역에서 대곡행 열차를 기다리던 서민욱(18.중앙경영정보고)군은 "평소보다 늦게 나온데다가 아슬아슬하게 열차를 놓쳐 지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조 파업 돌입 직후 비상체제로 전환된 지하철 배차 간격은 당초 예상보다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공사 측은 "비상기관사 투입 첫날인 점을 고려해 오전 7시 이전 시간대는 10분 간격으로, 그 이후는 8분 간격으로 운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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