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손칼국수 국물·면발이 맛 좌우

입력 2003-06-23 09:34:10

비가 오면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칼국수. 이달 말부터 장마가 시작되면 칼국수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식품제조업체들마다 간단히 끓이기만 하면 되는 반조리식품 칼국수를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역시 칼국수는 손으로 직접 반죽한 '손칼국수'가 제맛.

칼국수 마니아들 사이에 소문난 대표적인 칼국수집 중 한곳이 약전골목 뒷길의 간판없는 한 칼국수집. 간판도 없고 이름도 없어도 항상 손님들로 끊이질 않는다.

이 칼국수집 김말순 사장은 "국물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재료가 칼국수 맛의 비결"이라고 했다.

시원한 국물맛의 비결은 멸치, 새우, 다시마, 파, 무 등에다 살아있는 게를 넣는 것이라고 했다.

반죽 또한 칼국수 맛의 중요한 비결 중 하나. 수성구에서 맛있는 칼국수 집 중 하나로 소문난 대구손칼국수 장순자 사장은 "반죽할 때 밀가루에다 콩가루를 섞으면 고소하면서도 속이 든든한 느낌이 든다"며 "손으로 오랫동안 반죽해 만든 쫄깃한 면발이 역시 칼국수의 제맛"이라고 했다.

반죽할 때 밀가루에다 콩가루를 섞는 것은 안동식 칼국수 반죽법이라는 것.

칼국수는 지역마다 조리법과 맛이 다르다.

농촌지역에서는 주로 닭육수에 애호박, 감자 등을 넣어 국물맛을 내고 산간지방에서는 멸치장국, 해안지방에서는 바지락장국으로 맛을 낸다.

내륙식 칼국수는 육수에다 볶은 호박나물과 쇠고기 고명을 얹어 깔끔한 국물맛을 내는 게 특징이고 남도식은 멸치와 마늘, 파 등을 썰어넣어 끓인 국물에 고춧가루를 풀어 얼큰한 맛을 낸다.

칼국수 반죽을 만들 땐 밀가루에다 녹차 가루나 시금치를 우려낸 물, 당근즙 등을 넣으면 색상이 곱고 영양도 높아진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특히 칼국수를 즐기는 것에 대해 정외숙 대구산업정보대학 조리과 교수는 "서울·경기지역에선 잔치국수라 불리는 소면을 주로 먹는데 반해 대구에는 칼국수를 유난히 즐긴다"며 "이는 맵고 짠, 그리고 따뜻한 음식을 좋아하는 대구지역 사람들의 입맛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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