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협상 타결...영업 정상화

입력 2003-06-23 08:52:41

노.사.정 협상 타결로 조흥은행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나흘만에 끝남에 따라 23일 오전부터 조흥은행 점포들은 일제히 정상 영업에 들어갔다.

대구.경북 22개 조흥은행 지점(전국 557개 점포)은 오전 9시30분 모두 문을 열고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 조흥은행 직원들은 이날 영업개시 시각보다 1시간30분 이른 오전 8시까지 출근, 영업 준비를 했다.

대구시 태평로1가 대구지점 경우 직원 20명이 모두 출근해 파업 중 중단됐던 대출, 외환, 어음결제, 수.출입 금융 등 업무가 원활히 이뤄졌다. 또 파업으로 평소보다 크게 지연됐던 입.출금 업무도 원상회복됐으며 전산망이 가동됨에 따라 자동화기기, 폰.인터넷 뱅킹 등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결제 수요가 많은 월 말을 앞두고 은행 영업이 정상화돼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흥은행이 파업 과정에서 훼손된 영업력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파업사태로 인해 은행 원화예수금 50조원 중 14%인 7조원 정도의 돈이 빠져나갔고, 고객들도 다른 금융회사로 상당수 이탈했다.

특히 개인.기업 고객들에게 큰 불편과 불안감을 줘 신용을 생명으로 하는 은행의 역할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조흥은행 고객 서모(55)씨는 "만기된 적금을 찾아 다른 은행에 넣기로 했다"며 "점포나 전산망은 직원만 있으면 문을 열거나 가동이 가능하지만 한 번 잃은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조흥은행 총파업 사태는 22일 노.사.정의 대타협으로 파업 나흘만에 종결됐다. 이용득 금융산업노조위원장과 최영휘 신한금융지주 사장, 홍석주 조흥은행장,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노.사.정 대표 5명은 22일 오전 8시 서울 은행회관에서 조흥은행의 3년간 독립 경영 보장을 포함한 10개항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양측은 전날 밤 10시쯤부터 5시간여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갖고 ▲조흥은행(전산 부문 포함) 3년간 독립 법인 유지 및 최대한 독립적 경영 보장 ▲고용 보장과 인위적 인원 감축 배제 ▲2년 후 통합추진위원회에서 논의 후 통합을 추진하되 1년 이내에 마무리 등의 핵심 쟁점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예보와 신한지주는 25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신한지주는 1∼2개월 이내에 자금 조달을 완료하고 8월 말쯤 조흥은행을 최종적으로 자회사로 편입시킬 계획이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조문호기자 news119@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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