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와 운영위원을 뽑는 전당대회에는 대구·경북의 시도의원들도 대거 동원되고 있다.
자신의 '보스'랄 수 있는 지구당 위원장이 당 대표 선거와 운영위원 선거에 나선 경우 체면이나 위신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행사장마다 '어깨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치며 '노력봉사'에 나서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도 현안을 뒤로 한 채 소속당 전당대회에 매달리는 시·도의원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대구시의원=강황 의장은 요즘 공식 일정이 없는 경우 대부분 강재섭 의원 선거 지원에 온 신경을 쏟는다.
그는 강 의원이 위원장인 서구지구당 수석부위원장이다.
최근 강 의원 캠프가 투표율 제고에 골몰하자 직접 드링크제를 사들고 시내 각 지구당을 돌았다.
대표 경선 때문에 시의원들은 주말도 없다.
지난 주말에는 포항 정태성, 경산 이상기, 영주 손명숙, 칠곡 이재술 의원 등 각 출신지마다 시의원들이 대거 동원됐다.
특히 운영위원 선거전에서 시의원들은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대구시내 10개 지구당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까닭에 국회의원 혼자로서는 손이 달릴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 대신 시의원이 나서 대의원들을 접촉하는 바람에 구설수도 뒤따랐다.
모 시의원은 지난주 한 지구당 대의원들과 단체 식사를 가진 것 때문에 향응제공 의혹을 받고 있다.
시의원들은 어깨띠를 두르고 '구호제창' 등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18일 당대표 연설회때는 3천여명의 대의원이 대구체육관에 모이자 각 후보를 앞세운 시의원들이 선거운동원들을 앞장서 이끌었다.
청년단체 회장을 맡고 있는 김재룡 의원은 이날 현장 경호와 안내를 직접 진두 지휘하기도 했다.
▲경북도의원=전체 56명 가운데 직접적으로 운영위원 선거와 관련이 있는 의원은 15명. 포항과 경주, 구미와 안동 등 도내 최대 도시 출신 국회의원들이 모두 나선 탓에 직접 관련된 도의원 숫자도 많다.
게다가 박성만 도의원이 직접 출마하는 바람에 도의원들의 입장은 대구시의원보다 더 난처하다.
도의원들은 경선 이후를 걱정한다.
지금은 경쟁자지만 얼굴을 마주 대해야 할 동료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동료 도의원이 입후보를 했는데도 드러내놓고 돕지 못했다.
공천해 준 지구당위원장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경주 출신인 최원병 의장은 김일윤 후보를 돕고 김선종 부의장은 권오을 후보를 돕는다.
부의장을 지낸 이상천 한나라당 의원협의회장과 손규삼 운영위원장은 이상득 후보를 지원하는 등 도의회 지도부도 서로 입장이 다르다.
이상득 후보가 출마한 포항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인 포항남·울릉 지구당은 물론 포항북 지구당 쪽도 '포항은 하나'라며 이 후보 지원에 나섰다.
도의원 숫자는 모두 5명이다.
출마 후보 가운데 가장 많다.
김일윤 후보가 나선 경주는 최 의장과 이달·이상효 의원이 핵심 운동원으로 나섰다.
이들은 지난해 도의회 의장 선거 때도 호흡을 맞췄고 최고위원 경선 때도 팀워크를 맞춘 적이 있다.
안동의 경우는 권오을 후보가 지난해 도지사 경선을 준비하면서 팀을 가동한 적이 있는 데다 재선 의원 치고는 권 의원의 지명도가 낮지 않아 선거운동이 쉬운 편이다.
김성조 의원이 출마한 구미에는 인근 김천과 상주·칠곡 등지에 연고를 가진 3명의 도의원이 돕고 있다.
김 의원이 초선이어서 도의원에 대한 장악력이 다선 의원들보다 떨어진다는 약점은 있다.
한편 박성만 도의원은 혼자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동료 도의원 가운데 극소수가 드러내지 않고 돕고 일부 기초의원들이 지원하지만 국회의원인 다른 후보들에 비하면 외롭기만 하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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