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도심 통과안 공청회

입력 2003-06-21 09:58:49

경부고속철도 대구 도심 통과 방안 공청회가 20일 오후 3시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지난달 23일 전문가 토론회에 이어 열린 이날 공청회에는 대구 출신 국회의원.교수.대구시 관계자.시민 등 100여명이 참가해, 교통개발연구원이 제시한 △고속철 단독 지하 직선화안 △국철 병행 지상화안 △국철 병행 지하 박스화 중 5.8㎞안과 3.2㎞안 등을 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은 국철 병행 지하 박스화를 주장했고 토론자로 나선 대부분의 교수들은 직선 지하화를 지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수들과 국회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공청회는 당초 예정시간을 1시간30분 넘긴 오후 7시30분에야 끝났다.

◇지하 직선화안 '제일 낫다'

이날 열린 공청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대부분의 교수들은 건교부의 당초 계획안인 칠곡에서 경산 고모까지 직선 지하화 안이 경제성과 기술적인 면에서 가장 유력한 것으로 평가했다.

대구시 평리동에서 동대구역까지 5.8㎞ 지하 박스화 안은 소음.진동.기술상의 문제가 있고 평리동에서 대구역까지 3.2㎞ 구간 지하 박스화안도 소음.진동.도시미관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정치논리로 접근해선 안된다"고 운을 뗀 공장표 영남대 교수(도시환경과)는 "지하 박스안은 소음.진동 문제를 일으켜 주민불편을 초래하고 대구의 남.북을 단절시키는 악영향을 미친다"며 '지하 직선화안'을 지지했다.

이재하 경북대 교수(지리학과)도 "고속철도 도심통과 방안은 국가전체 이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직선 지하화 방안에 비해 국철 병행 지하박스화안은 도심통과 시간이 7분이나 길어져 국가 경쟁력을 엄청나게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계명대 김철수 교수(도시공학 전공)는 "지하박스화안을 실행하게 될 경우 신천하천변의 높이가 1.9m나 상승하게 돼 홍수 때 큰 재앙이 발생할 위험이 있고 공사기간 중 도심권에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각종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하박스화안에 반대했다.

◇지하박스안 포기할 수 없어

반면 한나라당 백승홍 의원은 "대구의 미래를 위해서 절대 이 안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국철 병행 5.8㎞ 지하화 때는 신천~동대구 사이의 급경사로 화물 운송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견인기관차를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고 대구 경제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 도심 5.8㎞ 구간 전체를 지하화하는데 기술적 문제가 없음은 3년 전 건교부에서 확인했고 교통개발연구원측도 인정하고 있다"며 교통개발연구원측이 낸 미공개 자료를 공개했다.

김갑수 영남대 교수(도시환경과)도 "교통개발연구원이 제시한 지하박스화 방안 실시때 발생하는 신천~동대구역구간의 급경사 문제는 동대구역의 위치를 좀 더 낮추면 문제될 것이 없다"며 연구원 측의 연구 결과에 의문을 나타냈다.

김 교수는 "공사중 대중교통문제를 해결한다면 5.8㎞구간 지하박스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중앙정부 입장

공청회에 앞선 주제발표에서 교통개발연구원은 고속철 단독 지하 직선화안, 국철 병행 지상화안, 국철 병행 지하 박스화 3'.2㎞안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한 뒤 기술.경제성 등을 분석한 결과 고속철 단독 지하화안이 가장 좋은 것으로 판단됐다는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신동춘 고속철도건설기획단장은 "고속철의 대구도심통과 방안이 12년 동안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그동안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진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교통개발연구원에서 체계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한 만큼 이제는 결론을 도출해야 할 시점이다"며 "대구시가 시민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 7월 중순까지 결과를 제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속철도의 대구통과 방안은 7월말쯤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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