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시설관리 허술... 승객불편 커

입력 2003-06-20 11:47:29

지난 13일 동대구역에 온 하정훈(28.서울 가락동)씨는 허기를 달래려 간이 식당을 찾았다가 결국 발길을 돌렸다. 홍익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낵코너가 화장실 바로 옆에 있어 비위가 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씨는 "역 대합실에 들어서자마자 화장실 냄새가 진동했다"며 "악취와 방향제 냄새가 섞여 도저히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며 불쾌해 했다.

고속철 개통에 대비해 역사 증축공사가 한창인 동대구역. 그러나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기존 시설의 관리가 미흡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증축 공사는 연말이 되어야 끝날 것으로 예상돼 이같은 불편은 꽤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쪽을 차단벽으로 막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대합실 안은 대낮에도 어두컴컴한데다 공사로 인한 소음 때문에 안내 방송을 미처 듣지 못해 승객들이 당황하는 모습도 자주 발견됐다.

역내 대합실에 설치된 유아방 등 편의 시설도 시설이 낡고 부족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게 시민들의 지적이다. 지난 98년 대합실 매표 창구 옆에 설치된 유아방에는 낡은 유아용 침대 3대와 소파를 갖추고 있을 뿐 젖먹이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정수 시설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이때문에 이용객 수가 극히 적어 간혹 대합실에서 자리를 찾지 못한 노인들이 쉬는 곳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주변의 안내 표지 등도 부족하다. 지난 13일 동대구 역을 처음 찾았다는 허지호(27.서울 논현동)씨는 버스 정류장을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매야 했다. 경산 방면 909번 버스를 타야 했지만 고속 터미널 앞 버스 정류장의 위치를 알리는 안내 표시가 전혀 없어서였다.

이같은 시민 불편에 대해 동대구 역 관계자는 "동대구 역사 증축 공사가 마무리되는 올 연말까지는 시민 불편은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7월말쯤 서편 역사가 완공돼 일부 시설을 이전하면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현 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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