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끝난 지 50년. 그러나 아직도 '이 땅'에서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 땅'은 민통선이다.
민간통제선의 줄임말인 민통선은 우리네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그리고 그 후유증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를 잘 보여주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사진작가 이시우씨가 사진과 글로 묶은 '민통선 평화기행'(창작과 비평사 펴냄)은 사진을 곁들인 멋들어진 기행문이 아니라 아픔이 절절이 묻어나는 고통의 역사서이다.
사람의 손이 닿은 곳 치고 파괴되지 않은 곳이 없다고 했던가? 사람의 손이 자주 닿지 않아 많은 환경들이 잘 보존되고 있지만, 민통선에는 차마 잊기 어려운 과거가 한 줌의 땅, 한 포기의 풀, 그리고 푸른 하늘에도 알알이 박혀있다.
지은이는 스스로 통일기행 일번지라고 믿고 있는 철원을 비롯해 강화, 연평.백령도, 파주, 화천.양구, 연천, 고성을 둘러본다.
끊겨진 철도와 파괴돼 복구되지 않은 건물을 통해 해방전후사를 읽어내고, 그 지역에서 있었던 좌.우익의 갈등과 한미관계 등을 '전문가적인' 시각에서 풀어내고 있다.
본인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사연이 있었던 만큼 아무래도 자유나 평화, 혹은 좌.우익에 대한 관심이 깊었을 터, 민통선은 글을 풀어나가는 데 좋은 소재가 된다.
그는 머리말을 통해 이렇게 권한다.
"고백하건대, 흔히 민통선이라고 부르는 비무장지대 접경지역을 찾아간 나의 여정은 내 메마른 가슴을 때리는 한줄기 소나기였다.
이 책을 읽는 분들게 권하고 싶다.
민통선 어느 곳이라도 좋다.
그 가슴 싸한 소나기를 맞아 보시라".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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