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은 자연을 숭상하고 자연에 순응하면서 인간을 존중하고 효를 근본으로 하는 생명존중의 바탕을 지켜왔다.
함부로 산 것을 죽이지 아니 하였고 하찮은 미물과도 더불어 살아가는 조화의 삶을 추구하여 우리 선조들은 새 생명의 탄생을 세상의 으뜸가는 아름다운 일로 축복하며 경건한 의식으로 맞이하였다.
그러하였기에 출산과 더불어 나오는 모태(母胎)도 소홀하게 다루지 않았다.
"사람이 날 때는 태로 인하여 장성하고 그 어질고 어리석음, 흥하고 쇠함이 모두 태에 달려 있다"고 여겨, 모태를 신중하게 처리하여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새 생명의 무병장수와 발전도 아울러 기원하였다.
예로부터 민속에서 모태는 잘 씻어 분청사기나 백자 등에 담아 길지를 정해 묻거나, 정결한 곳에서 태워 그 재를 깨끗한 물에 띄워 보냈다.
특히 왕실에서는 아이가 출생하면 태실도감이란 임시 기관을 설치하여 길지를 구하여 태실(胎室)을 만들어 봉안하였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정신을 훼손코자 저지른 만행으로 대부분 왕실의 태실이 파괴되었지만 우리 고장에는 왕실의 태실 유적들이 현존하고 있다.
북구 연경동의 광해군 태실, 팔공산 은해사 뒷산의 인종 태실, 성주 가천 법전동 가야산의 단종 태실, 예천 하리면 명봉산의 문종 태실, 성주 월항 선석산의 세종대왕 왕자들 태실 등의 유적들이 남아있다.
의학이 발달하고 그 혜택을 입게 되면서 출산에 있어 태어난 아기만을 소중히 여길 뿐 그 생명의 원천인 모태는 소홀히 여겨 그 처리에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제대혈 즉 탯줄 혈액의 의학적 효용성이 강조되면서 모태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생명의 탄생을 주관하였던 모태의 소중함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는 듯하여 고무적이지만 탯줄혈액의 보관을 위한 고비용의 부담을 보면서 우리 선조들이 남긴 자연합일과 생명존중의 참다운 지혜를 다시 생각해 본다.
조춘호 대구한의대.국어문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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