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규의 한방이야기-만성 전신통증

입력 2003-06-19 09:32:11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외과수술 및 화학요법 후의 통증과 구토, 임신부의 입덧, 치통에 침이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증거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또 침이 중독증, 뇌졸중, 테니스엘보 등에 대해선 보조치료와 포괄적 치료프로그램의 일부분으로 활용할 경우 효과적일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처럼 침은 점차 신비의 베일을 벗고 과학적, 의학적 가치를 가진 정식치료로 인정돼가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의과대 역학전공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년 동안 전신의 관절이 아픈 통증환자들과 통증이 전혀 없는 환자들을 9년 동안 지켜 본 결과 통증이 있는 환자들의 암 발병률이 60%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의학에서 통증은 '불통즉통(不通則痛)'이란 원리로 설명하고 있다.

기운이 소통되지 않으면 모든 사물은 단단하게 굳어지고 결과적으로 기운의 소통이 점점 어려워져 통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통증 치료를 위해 침, 뜸 그리고 약을 이용해 기(氣)를 소통시킨다.

소통은 울체(鬱滯)된 기를 풀어주는 것. 기운의 소통에 가장 효율적인 치료방법이 바로 침 자극이다.

그래서 예부터 기의 소통을 가장 중요시했기 때문에 일침이구삼약(一鍼二灸三藥)이란 표현이 있다.

만성 통증의 원인이 어디에 있든 일단 한의학적으로는 기운의 소통에 이상이 있는 것이고 이때는 한열허실(寒熱虛實)에 따라 변증(辨證)을 한 뒤 적절하게 소통을 시키는 것이 최선의 치료가 된다.

한의학의 이런 치료는 단순히 진통시키는 것이 아니라 장부와 연결된 경락을 자극함으로써 경락과 장부의 이상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기운을 소통시키고 궁극적으로 한열허실의 균형을 바로잡아 신체의 음양평형을 유지시키게 된다.

암이란 결국 세포가 갑자기 정상적인 조직을 공격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의 이상을 회복하고 신체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섭생하는 것이 제일 좋은 암 예방법이다.

한의학에서는 장부경락의 기혈순환을 도와주면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한의대 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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