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발전전략 세미나

입력 2003-06-18 11:45:47

'지방과 지방간의 협력체제 구축' '각종 정책의 우선순위 선정' 등 17일 대구 파크호텔에서 열린 '대구의 비전과 발전전략' 세미나에서는 다양한 조언과 지역발전 방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정호 국가균형발전위 기획조정실장은 "지방발전의 중심주체는 지방정부"라며 "지방정부의 자치권 향상과 자체 혁신역량 강화로 추구되는 분산형 균형발전 시대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관계는 시혜적 관계가 아니라 동반자 관계"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주제발표에서 대구시는 '응용' '산업화' 연구기관으로 지역의 산.학.연 협력의 중심역할을 수행할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을 '기초과학 분야의 종합연구기관'으로 잘못 설명해 혼란을 불러일으켜 빈축을 샀다.

▲김달웅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경북대 총장)=대구의 잠재력으로 볼때 세계적 기업의 R&D(연구개발) 기관을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

이미 유치된 ASPA(아시아사이언스파크협의회) 본부와 하계U대회를 '지역'이 '세계'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자. NT(나노기술) BT(생명공학) 분야의 경우 포항공대를 비롯한 경북지역 대학들과 협력체제를 구축하면 성공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진다.

지역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초광역 프로젝트의 추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반장식 기획예산처 사회재정심의관=올해 국가재정운영계획의 특징은 각 분야 전문가와 부처, 지역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 수립하고, 국회의 보고와 공표를 통해 실효성 있는 계획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이전에 기획예산처 내부자료로서 활용되던 것과는 크게 다르다.

또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는 지역관련 예산을 총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지역에서 수립한 지역발전계획과 우선순위에 따라 집행되기 때문에 지역의 자율성이 크게 높아진다.

▲기준현 행자부 교육연수국장=지역발전을 위해서는 현재의 재원 이외에 추가적인 재원 확보가 불가피하다.

또 지방재정의 자율성 확대도 요구된다.

행자부는 지역발전을 위해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박종용 과기부 기획조정심의관=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KIST)이 대구의 자생적 발전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구라는 것을 과기부는 인정한다.

하지만 DKIST가 '기초과학'을 연구한다면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와 중복이 우려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은 지역산업의 R&DB를 지원하는 '응용' '산업화' 연구기관을 지향하고 있는데, 대구시에서 자료를 '기초과학 분야의 종합연구기관'으로 잘못 만들어 빚어진 오해로 해석됨).

▲이종현 경북대 교수=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은 지역사회에 뿌리박은 새로운 산.학.연 협력모델을 구현해 낼 것이다.

지역발전전략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 대학, 산업계(신산업-전통산업) 등의 교류가 너무 취약한 것은 큰 문제점이다.

총체적 관점에서 최대한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역발전전략을 찾아야 한다.

▲김형기 지방분권국민운동대표자회의 의장(경북대 교수)=대구의 발목을 잡고 있는 지하철 부채를 그대로 둔 채 지역혁신을 논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리나라가 동북아 중심국가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이미 구축된 수도권과 중부권(대전) 이외에 영남권(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과 호남권에도 지식기반경제에 어울리는 R&D 기능이 있어야 한다.

또 전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대구, 경북, 부산, 경남, 울산이 모두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영남권 허브(hub) 공항이 필요하다.

▲이인선 계명대 교수='선택'과 '집중'의 잣대로 본다면 IT(정보기술)의 발전은 가능하지만 BT, NT는 지역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신성장산업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전통산업과 신산업이 합쳐져서 경쟁력을 높이는 B(생명공학).E(환경공학).M(메카트로닉스).N(나노기술).IT(정보기술) 체제의 퓨전테크를 육성해야 한다.

서대구공단과 성서공단을 잇는 퓨전테크 밸리 조성을 제안한다.

▲조상호 한국섬유개발원장=현재의 섬유불황은 경기순환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섬유업계가 방향을 못잡고 있는 것이 섬유업계 내부에서조차 밀라노프로젝트를 비판하는 이유다.

그러나 지금이 바로 '방향'을 잡아주는 시기다.

밀라노프로젝트 1기에는 하드웨어에 중점을 두었지만, 포스트밀라노프로젝트에서는 산.학.연 협력을 통해 시장성 있는 제품개발에 주력해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겠다.

패션어패럴밸리도 차별화를 위한 정보수집을 위해 필요하다.

대구섬유의 미래는 한국섬유의 미래다.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아 달라.

▲윤주태 매일신문 논설위원=정책이 너무 많아 '백화점' '나열식'으로 제기되는 것은 문제다.

실현가능성과 중요도에 따라 우선 순위를 정해 '맞춤식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책입안 전에 다른 지방정부와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취하는 것이 '위천공단'과 같은 오류를 피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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