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 노조 총파업 돌입

입력 2003-06-18 11:55:45

조흥은행 노동조합이 전격적으로 18일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은행측은 전국 477개 점포에 비상인력을 투입,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나 창구 입·출금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지고 대출, 외환, 신용카드 업무 등이 중단됨에 따라 개인·기업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조흥은행 파업이 당초보다 일주일 앞당겨짐에 따라 한국노총이 오는 30일로 예정됐던 총파업을 다음주로 앞당기기로 해 조흥은행 매각을 둘러싼 노·정간 마찰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용득 금융산업노조 위원장,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은 18일 오전 9시 서울 광교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에서 조흥은행 노조원 5천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강행을 공식 선언했다.

조흥은행 노조 관계자는 "어제 저녁부터 오늘 새벽까지 여러 경로로 정부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정부의 태도 변화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현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카드는 총파업 뿐이었다"고 밝혔다.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정부측 입장을 대신해 허 위원장과 18일 오전까지 철야 협상을 벌였으나 견해 차이를 좁히는데 실패, 노·정간 협상이 결렬됐다.

조흥은행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전산인력 및 대체인력 부족으로 은행 영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은행권 전체의 영업 차질까지 우려되고 있다.

은행측은 비상 대책을 가동, 필수요원 2천명과 함께 계약직과 퇴직 직원들을 중심으로 400명의 대체 인력을 확보해 점포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지역 22개 조흥은행 지점에는 비노조원을 중심으로 점포마다 4, 5명의 인력이 배치돼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지점마다 근무하는 직원이 평소의 절반에 불과, 창구를 통한 입·출금이 두 배 이상 지연되는 데다 대출, 외환, 신용카드 등의 업무는 담당 직원이 파업에 참가, 자리를 비워 업무가 중단된 상태다.

은행전산망은 이날 오전 정상 가동돼 자동화기기를 통한 은행 업무는 평소처럼 이뤄지고 있다.

은행측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전국 70여개의 거점 점포만 운영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노조의 이번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을 천명한 상황이어서 노·정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노조원들은 17일 오후 6시부터 조흥은행 본점에 집결하기 시작해 4천여명이 철야 농성을 벌였으며 지방 노조원 2천여명도 18일 오전 6시쯤부터 본점에 속속 도착했다.

대구·경북에서는 노조원 200여명이 본점에서 있은 총파업 결행행사에 참가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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