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을 찾아서-금속도금 장지태씨

입력 2003-06-18 09:47:17

"어떤 일이라도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 되듯이 저도 도금분야에서 전문가를 꿈꾸며 코뼈가 녹아 내리는 아픔을 겪었으며 그 결과 지금도 냄새를 잘 맡지 못합니다".

금속도금 분야의 명장 장지태(경창산업)씨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거의 모든 철제품은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도금처리를 함으로써 수명을 연장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이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에 국가의 기간산업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환경공해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60년대부터 맨손으로 연탄불을 이용, 작업을 하기도 했던 장씨는 87년 '비천공 크롬중독증'이라는 산업재해를 처음으로 노동부로부터 인정받았다.

이후 장씨는 더 이상의 '코뼈 뚫림' 재해자 발생을 막기 위해 자동차 부품산업 가운데 뒤떨어진 도금분야의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몰두했다.

일본의 도금현장을 보름간 견학한 뒤 선진기술을 접목, 3년간의 밤낮없는 노력으로 전 라인을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

도금 전라인의 자동화는 근로자들의 작업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산업재해 예방 및 당시 수입에 의존하던 자동차 부품의 국산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남들이 꺼려하는 가장 힘든 일에 열정을 가지고 헌신한 결과 장씨는 1991년 국내 최초로 도금분야에서 명장에 선정된다.

30년간의 피눈물나는 노력이 '도금박사'로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현재도 도금분야에서 명장은 장씨 혼자뿐이라고 한다.

장씨는 요즘도 도금 외주업체 7, 8곳에서 품질수준을 높이기 위해 평생을 바쳐 쌓아온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대부분이 도금처리 되고 이 과정이 제품의 생명과 직결, 수출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86년 대구시장상, 88년 노동부장관상, 91년 기술개발 대통령상, 96년 금탑산업훈장, 2001년 신노사문화 대통령상 등 거의 모든 상을 받았다는 장씨는 상보다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기술관련 분야는 국가산업의 미래를 좌우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하나 하나를 살펴보며 도금처리과정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장씨는 오늘도 최고의 기술을 후배들에게 전하기 위해 작업장을 누비고 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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