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는 오는 일요일쯤 시작될 것으로 예보됐다.
게릴라성 집중 호우가 장마의 새 특징으로 부상한 요즘, 등산이나 농사 등에서 주의할 점도 그만큼 많아졌다.
◇마른 장마도 있다=대구기상대는 22, 23일쯤 대구·경북 지역에서 장마가 시작돼 다음달 22, 23일쯤 소멸될 것으로 예보했다.
장마는 통상 남부지방 경우 6월23일, 중부지방은 그 사흘 뒤 시작되는 것으로 정리돼 있지만 하루이틀 정도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장마는 흔히 '오랜 기간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이라 인식된다.
영어로도 'rainy season'으로 번역돼 '우기'(雨期)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장마기라 해서 꼭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다.
그럴 가능성이 있는 기상 전선(前線), 즉 장마전선이 형성됐음을 가리킬 뿐이라는 것. 때문에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는데도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는 말을 하거나 오히려 가뭄이 극심한 '마른 장마'라는 말이 성립하고, 연일 비가 퍼붓는 와중에도 장마가 끝났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대구·경북지역의 장마 기간 강우량을 보면, 1997년에는 472.4㎜, 1998년에는 288.7㎜나 됐지만 작년에는 182.9㎜, 1994년에는 고작 60.5㎜에 불과하기도 했다.
◇장마 전선의 생태=겨울철엔 건조한 대륙성 기단(공기 덩어리)이 우리나라 기후를 지배하지만 여름철엔 습기를 많이 가진 해양성 기단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북태평양 고기압. 이것은 겨울철엔 하와이 일대까지 밀려나 있다가 장마철 즈음이면 한반도 남쪽 해상까지 세력을 확장한다.
반면 북쪽에서는 오츠크해 고기압이 같은 시기에 발달한다.
겨울 내내 얼어 있던 오츠크해가 풀리고 동시에 시베리아 대륙으로부터 눈 녹은 물이 흘러들면서 이 일대에 거대하고 차가운 공기 덩어리가 형성되는 것.
두 기단은 습기를 많이 가졌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고, 그래서 장마전선이 형성되면 한반도에는 습도가 높아져 칙칙한 날씨가 이어진다.
그러나 북태평양 기단은 온도가 높고 오츠크해 기단은 차가운 차이점을 갖고 있다.
그 사이의 기온 차이는 무려 10℃ 가량. 때문에 그 두 세력 사이에 거대한 전선(front)이 형성되는데, 이것이 장마전선이라 불린다.
장마철에 비가 많이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은 그 두 기단 사이로 저기압대가 흐르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게릴라성 폭우=장마전선은 두 기단의 세력에 따라 위로 밀려 올라가기도 하고 아래로 밀려 내려가기도 한다.
한달여 만에 소멸하는 것은 북쪽으로 완전히 밀려 올라가 버리기 때문. 또 전선이 어느 시점 어느 위도에 걸쳐 있는가에 따라 해당 지역의 날씨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경북대 천문대기학과 민경덕 교수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이 발생한 뒤 장마철 비도 연일 주룩주룩 내리는 형태가 아니라 게릴라성 폭우로 변하고 있다"고 환기했다.
전선이 소강상태를 반복하며 갑작스런 폭우를 쏟아내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 그래서 전 같으면 연간 총강수량의 40%가 장마기에 내렸으나 이제는 그마저 예측이 쉽잖다고 했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 전망에서도 "서태평양 해역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보다 다소 북편에 발달하고 불규칙한 변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장마전선의 남북진동이 심하고 소강상태를 자주 보이면서 갑작스런 집중호우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구기상대 이미경 예보관은 "게릴라성 집중호우는 장마철 등산객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주의를 환기하고, "두세 차례 많은 비가 올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일기예보에 유의해 휴가 계획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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