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 섬유...불황을 뚫는다=니트업계 (3)경남섬유

입력 2003-06-17 09:27:47

지역의 대표적 니트 업체인 경남섬유는 끊임없는 비의류용 섬유 제품 개발로 장기 불황을 이겨내고 있다.

경남섬유는 경편기의 하나로 '트리코트'라 불리는 기계(13대)를 대구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이다.

트리코트 제품들은 조직의 변화가 용이하고 수축률이 높은데다 촉감 또한 부드러워 직물보다 훨씬 다양한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

지역 화섬직물들이 주로 의류용에만 쓰이는 것과 달리 경남섬유에서 생산하는 원단들은 신발, 완구, 침구 등 비의류용에까지 두루 적용할 수 있다.

또 세계적으로 수요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스웨이드(인조가죽)경우 일반 제직으로는 하루 생산량이 300야드 수준에 불과하지만 트리코트를 이용한 니트스웨이드는 2천야드까지 생산 가능해 가격면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

정재균 경남섬유 대표는 비의류용 제품이 의류용보다 경쟁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급변하는 세계 섬유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소재 개발이 필수라고 했다.

이에 따라 경남섬유는 2001년 대당 3억~4억원의 더블라셀기를 도입, 신제품 개발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비의류용 제품의 생산 비중을 전체의 50%까지 늘렸다.

더블라셀기는 말 그대로 두가지 섬유조직의 특성을 하나의 원단에 표현할 수 있는 최첨단 기계 설비이다.

예를 들어 바깥면엔 털이 보송보송한 느낌을 주는 원사를 사용하는 대신 안쪽면엔 실크, 면 느낌의 소프트한 원사를 적용,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경남섬유가 최근 개발을 끝낸 EF벨보아 경우 75데니어 기준에 36개의 필라멘트로 이뤄진 기존 원단들과 달리 필라멘트 수가 2천434개나 돼 원단의 신축성과 부드러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획기적 제품이다.

정철제 무역부장은 "의류용 원단은 계절 영향을 많이 받지만 비의류용은 사시사철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며 "경남섬유가 특정 국가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에 수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사상 유례없는 대불황으로 지역 섬유 공장들의 평균 가동률은 7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경남섬유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공장 가동을 멈춘 적이 없다.

정재균 대표는 "지난 3월말 대구국제섬유박람회때 확보한 이탈리아, 러시아 바이어들을 위주로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자체 생산 시설이 모자라 2개 임하청 기업들에게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6월과 7월엔 대구시,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시장 개척단에 참가, 중동, 아시아 지역의 마케팅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며 "경기 침체기일수록 해외로 나가 세계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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