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의 연예.오락프로그램에서 잘못된 우리말을 쓰는 사례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문화운동본부가 문화관광부 후원으로 5월 중 방송된 3개 공중파 채널의 대표 연예 프로 7개를 대상으로 4회씩 국어 오용 사례를 조사한 결과 공영방송인 KBS2가 가장 많은 121건(42.3%)으로 나타났으며 MBC 109건(38.1%), SBS 56건(19.6%) 등으로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 프로그램은 KBS 2 '자유선언 토요대작전'과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MBC '느낌표' '일요일 일요일 밤에' '전파견문록', SBS '청춘 버라이어티 가슴을 열어라'와 '뷰티풀 선데이' 등이다.
KBS2는 반말 등 비속어를 빈번하게 사용해 청소년의 언어 예절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조사됐다.
'아니 얘 얼굴 이쁜 것하고 니네하고 무슨 상관이야', '놀구들 있네', '야 침튀기지마', '어우 열받네 이거', '여자들 나와 봐' 등 평소 사석에서도 민망할 법한 대화가 거리낌없이 오고갔다.
특히 KBS2는 '외국어 남용' 사례로 꼽힌 56건 중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26건을 지적받았다.
'렛츠 고우 체인지스 업 히 비 고우', '지금 타임적으로 신정환씨가 끌려 들어갈 타임이 됐는데 지금 타이밍이 아주 딱 좋거든' 등이 주요 사례로 꼽혔다.
MBC는 띄어쓰기 등 '맞춤법에 어긋난 자막' 92건 가운데 과반수인 52건을 차지했다.
'기가막혀(기가 막혀)', '대답하기 조차(대답하기조차)', '화이팅(파이팅)', '마찬가지에요(마찬가지예요)' 등 자막에서 기본적인 맞춤법을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BS는 오용 사례가 공영 채널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나 외국어 남용이 많았다.
'활력 업 댄스', '느끼 웨이브 댄스', '큐트 가이', '해피하고 서프라이즈한 프로젝트' 등이 눈에 띄었다.
이밖에 '날라갔다고(날아갔다고)', '바랬어요(바랐어요)', '맨날(만날)', '놀랬어요(놀랐어요)', '쌍까풀(쌍꺼풀)', '쉬운 개(쉰 개)' 등 잘못된 발음은 모든 채널에서 자주 발견됐다.
국어문화운동본부 관계자는 "공중파 방송들이 인기를 끌기 위해 어린이나 청소년 층의 시청률이 높은 연예.오락 프로에서 비속어를 경쟁적으로 남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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