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원류 이해 유.불시각 균형적 안배를

입력 2003-06-17 09:29:45

'한국학의 정체성과 민족문화 원류를 논하는데 불교는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소장 배영순 교수)와 한국중세사학회(회장 최정환 경북대 교수)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배경으로 13, 14일 영남대 국제관에서 '한국 중세 불교사의 재조명'이란 주제로 전국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번 대회 참석자들은 민족문화 원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교적 시각과 유교적 시각의 균형적 안배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고려말 이후 불교쇠퇴와 침체원인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을 보였다.

'한국 중세 불교사 연구성과에 대한 문제제기'란 주제로 발표한 김호동 영남대교수는 불교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불교쇠퇴와 침체에 대해 "부처와 중생의 틈을 메우지 못하고 불교계가 지배층과 결탁해 타락의 길을 걸었을 뿐아니라 생명력을 상실하고 유학에 떠밀려 복권하지 못했으며 근대화의 논리에 떠밀려 친일화 경향까지 보였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또 한국불교계 주류는 인격적 절대자로서 부처에 대한 굴복을 신앙으로 간직, 기복신앙에 빠지게 됐으며 깨친자=불교 엘리트와 중생의 장벽을 넘지 못해 깨침의 사회화.대중화가 없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김 교수는 한국불교가 기복적인 신앙에서 벗어나지 않고 신비주의적 영역으로 남아 있는 한 불교계의 희망은 어둡다고 말했다.

'새로운 중세 불교사 인식의 틀'이란 주제로 발표한 부산대 채상식 교수는 불교사 인식의 지평 확대와 관련, 종래 불교사를 교학과 선 사상의 문제로만 한정시켜 인식함으로써 불교사의 이해폭을 임의로 축소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채 교수는 불교사상 문제는 최소한 정토신앙과 관련지어 파악하고 불교의례와 직접 연결될 수 있는 밀교적 요소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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