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선후보들의 선거운동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1일 후보 등록 이후 3, 4일간의 선거전이 판세결정에 결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던 당초 전망과는 달리 경선전이 중반을 넘어서고 있음에도 판세는 후보등록 직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채 혼전이 거듭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할 때 서청원, 최병렬, 강재섭, 김덕룡 후보가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김형오, 이재오 의원이 그 뒤를 쫓고 있는 '4강 2약' 구도로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당내의 대체적인 견해다.
최근 들어 선두그룹내에서 변화가 생기면서 서청원, 최병렬 후보의 2강과 강재섭, 김덕룡 후보의 2중 구도로 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현재의 지지율 격차는 당락에 영향을 줄 정도로 큰 것이 아니라는 것이 각 후보들의 주장이다.
4강 그룹이 이같은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은 선거일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역전 가능성이 충분한데다 지역별로 각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이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경남 지역의 경우 최병렬 후보가 상대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반면 서청원 후보는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강재섭 후보는 대구.경북지역에서, 김덕룡 후보는 호남권과 수도권에서 각각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처럼 경선 판세가 혼전 양상을 지속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당의 개혁이나 내년 총선의 승리, 젊은 층의 흡수 등 각 후보들이 내세우고 있는 캐치프레이즈나 선거전략이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젊은 리더십을 내세우는 후보측은 당의 혁신적 변화를 지향하면서도 당의 지지기반인 보수층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보수를 표방하는 후보측 역시 향후 각종 선거의 결과를 좌우할 젊은 층의 개혁 요구를 담아내야 하는 여러움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후보는 앞으로의 판세는 보수층의 지지를 유지하면서 젊은 층의 목소리를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고 선거전략 개발에 고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차별화를 이뤄내지는 못하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한나라 당권주자 '호남세 지지' 확보전
한나라당 당권주자들은 16일 열린 광주.전남북 합동연설회와 전북방송 TV토론회에 참석, 지역구도 타파와 탈(脫) 영남정당화, 호남배려론, 한(恨)풀이론을 주장하며 득표전을 폈다.
TK출신 강재섭 후보는 "영남이라는 확고한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호남의 젊고 유능한 인재들, 특히 청년.여성층을 등용하는데 앞장서겠다"면서 "내년 총선 비례대표 공천에서 호남분들을 대거 영입, 세대.지역.계층 갈등을 통합하는 국민대통합 전국정당화를 실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PK출신 김형오 후보도 '소선거구 전국형 비례대표제'와 석패율 도입을 제안하며 "이 제도가 도입되면 호남에서도 한나라당이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호남출신 김덕룡 후보는 "호남은 표가 없다고 소외시키고 그래서 더 표를 못받는 호남이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호남을 알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고 호소했다.
최병렬 후보는 "호남은 선거 때나 찾아오지 평소에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이대로 간다면 우리는 영원히 호남의 외면을 받게 된다. 새로운 비례대표 제도를 도입, 호남에서도 여러분의 대표가 선출되도록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서청원 후보는 한풀이론을 꺼낸 뒤 "여러분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는 정당을 만들어 호남인들도 기대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호남인들의 마음이 열리는 날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오 후보는 "지붕도, 서까래도, 기둥도 바꿔놓아야 입주자가 들어온다"며 "우리당을 '바꾸겠다'거나 '뒤집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먼저 물러나야 한다"면서 인물교체론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15일 '정치개혁 및 당 쇄신을 위한 모임(쇄신모임)'이 마련한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은 지구당위원장직 사퇴와 중앙당 슬림화, 분권형 대표체제 등 당 개혁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강 후보는 "지구당 제도 자체는 당분간 유지하되 공천을 즈음해 지구당위원장을 내놓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제안을 했다. 또 김형오 후보와 김덕룡 후보는 지구당위원장의 총선 3~6개월전 사퇴를 주장하면서 "중앙당에 '후보추천위'를 설치, 새 사람을 발굴한 뒤 현역과 대등한 게임을 하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서 후보도 "지구당 폐지 캠페인을 한다면 적극 동참하겠다"고 동조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최 후보는 "지구당위원장이 사퇴하지 않고도 공정한 선거인단을 만들면 된다"면서 "현행 지구당위원장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공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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