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 의원 '3위 득표' 불투명

입력 2003-06-16 11:41:31

줄기차게 한나라당 경북지역 운영위원 선출 방식에서 경선 원칙을 주장, 이를 관철시킨 안동의 권오을 의원이 정작 경선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궁지에 몰리게 됐다.

후보 등록 직전까지만 해도 경선을 하더라도 3위 이내 득표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후보 등록이 마감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권 의원 입장에서는 불리해 졌다.

예상보다 훨씬 더 좋지 않다.

구미의 김성조 의원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같은 40대인 김 의원의 가세는 표 잠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권 의원의 출마를 은근히 못마땅해 하는 의원들이 김 의원을 밀 공산도 없지 않다.

게다가 안동은 다른 세 국회의원의 근거지인 포항·경주·구미보다 선거인단 숫자도 훨씬 적다.

경선 실시라는 원칙을 지키고 소신을 고수하다가 불리한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런 불리함을 피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점이다.

9일 국회의원 모임에서 자신을 포함한 3명 추대라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경선을 도입시킨 것은 권 의원의 결단 때문이었다.

박성만 도의원의 출마에 힘을 보탠 이도 권 의원이었다.

물론 정창화 경북도지부장도 자신의 불출마와 함께 '아름다운 경선' 입장을 제시하고 인위적인 조정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나 당헌·당규상 자동으로 자신이 운영위원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음에도 경선을 고집한 권 의원 쪽에 후한 점수를 줘야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권 의원은 이날 모임에 앞서 참모회의를 열고 "설사 불이익이 있더라고 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것으로 입장 정리를 했다.

당시 일부 의원들이 "권 의원만 가만히 있으면 자연스레 합의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득을 겸한 압박을 가했지만 그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그 때문에 일부 출마자와 동료 의원들로부터 지탄의 소리도 들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원칙을 정한 이상 조금 유리하다고 원칙을 훼손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경북의 미래와 비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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