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6일 당무회의를 열어 신당추진기구 구성안 표결처리 등을 논의하려 했으나 일부 당원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특히 당 정책국이 "'특검 수사 기간 연장에 반대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발언한 이상수 사무총장에게 당원 동지와 국민들이 분노한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당무위원에게 배포하는 등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도대체 공당(公黨)이 맞느냐"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민주주의의 산 증인'이라고 밝힌 당원 2명은 정대철 대표가 회의를 개의하려 하자 고성을 질렀다.
정 대표가 "회의장을 정돈해 달라"고 주문했으나 김태랑 의원이 일어나 잠시 제지했을 뿐이었다.
그들은 "남을 사람은 남고 나갈 사람은 보따리 싸서 나가면 되는거야. 신기남, 천정배 당신들은 굴러온 돌이야"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처럼 신주류의 신당 추진에 대해 구주류와 당직자, 당원들의 반발은 점점 조직화되어가는 양상이다.
중앙당, 특히 고위 당직자는 호남출신을 비롯한 구주류 성향이 여전히 다수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앙당 국장급 22명 중 17명이 당무회의장에 '분당 반대' 플래카드를 내건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날 당무회의장에도 이상수 총장을 비난하는 유인물과 함께 '민주당 의원 101명 중 당 해체 뒤 창당 찬성의원은 18명 뿐이고 48명이 리모델링 신당을 지지한다'는 모 언론사의 설문조사 보도를 복사해 제공했다.
당 정세분석국도 한몫하고 있다.
정세분석국은 '신당에 대한 여론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다', '개혁 신당의 경우 내년 총선에서 필패하고 국민참여형 통합신당이라야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내용의 여론 조사 결과를 공표한 바 있다.
국민 60%가 '특검수사가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는 조사 결과도 내놓았었다
구주류의 발언도 강해지고 있다.
한화갑 전 대표도 16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신당을 하려면 나가서 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한 전 대표는 "노무현당 만든다는데 미래와 희망이 없는 정당을 누가 지지하겠느냐"면서 "참여정부 하에서는 정책적으로 연합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신주류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신당추진기구 구성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17일 신당추진모임 3차 회의를 갖고 당 밖 독자 신당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신주류 내부에서도 논의를 더 해야 한다는 이견(異見)도 있어 신당호의 항해가 힘겨워 보인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진숙·강선우 감싼 민주당 원내수석…"전혀 문제 없다"
"꾀병 아니었다…저혈압·호흡곤란" 김건희 여사, '휠체어 퇴원' 이유는
[사설] 민주당 '내란특별법' 발의, 이 대통령의 '협치'는 빈말이었나
[홍석준 칼럼] 우물안 개구리가 나라를 흔든다
전국 법학교수들 "조국 일가는 희생양"…李대통령에 광복절 특별사면 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