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국회의원, 각종 교육주체로 부터 집중 포화를 맞으며 설화(說禍), 설화(舌禍)를 겪은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답답하고 섭섭하고 억울했다"며 언화(言禍)의 자초지종을 털어놨다.
"3월6일 청와대에서 전화와서 수고해달라는 말을 듣고 서울로 오는데 휴대전화가 불이 났어요. ㅈ사 기자가 교육부 출입기자들이 모여 있는데 말씀하시면 옆에서 듣고 있다며 여러가지를 물었어요. 서울대 법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교육정보시스템(NEIS·나이스)이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데 어떻게 할거냐는 질문도 있었지요."
윤 부총리는 "아직 임명장도 못받았는데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교수로서 총장으로서 견해를 말해달래서 순진하게 꼬박꼬박 답한게 실수"라고 했다. 동경대도 법인화 준비를 하는데 법인화 그거 괜찮고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더니 다음날 조간신문에 '서울대 법인화 추진', '나이스 유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됐다는 것.
교육부 관료들이 뺑뺑이 돌리지 말라는 취임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임명장 받고 5분여만에 치러진 취임식에서 원고도 없이 솔직하게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는 것.
"주위에서 올라가서 교육부를 해체하고 오면 잘한 장관이다고 했다. 뺑뺑이 돌린다는 말도 들었다. 여러분이 일 열심히 하는 줄 안다. 장관이 자주바뀌어 교육계에 불신이 심하다. 그러나 나는 5년간 같이 갈 수 있으니 불신을 씻고 일하자"는 요지였단다. 그랬더니 '뺑뺑이 돌리지 말라'는 제목으로 보도돼 당황했다고.
5·5·3제 학제 개편 보도도 일종의 해프닝이라는 설명. "후배라고 집에 인사와서 학제 개편에 대해 연구할 때도 됐다고 했더니 다음날 그 제목으로 나오는 겁니다. 진짜 답답했어요."
윤 부총리는 그러나 "교육부장관은 교수나 총장과는 다른 공인이므로 언론에 책임을 돌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했다. 나이스 논란에 묶여 교육의 본질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자책했다. 대통령에게 민망하고 교육부공무원, 국민, 친구, 가족에게 얼굴을 못들 지경이었다는 인간적 고충도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등록금 내고 공부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며 "장관은 비교적 자유로운 교수, 총장처럼 낭만적으로 용어선택을 해서는 곤란하다는 냉엄한 현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첫 출발부터 깔끔하지 못하고 국민에게 우려, 불신, 혼란을 줘 죄송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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