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호주제 폐지

입력 2003-06-14 08:58:48

김홍도나 신윤복의 풍속도를 보신 분들이 있으신가? 그 적나라한 성 풍속도를. 그런데 이 그림들이 지금은 보기도 힘들다.

왜냐고? 거룩하신 양반들이 애를 써서 없애려 했으니까. 그렇지만 그런 그림들은 지금도 민화라는 의미로 잘 보존되어 후손에게 대대손손 전해져 온다

어떻게 조선시대라는 관문을 통해 오늘에 이르렀을까?

오랫동안 모노드라마를 한 여자 후배가 있다.

12명의 남자한테 윤간을 당하고도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독일의 작품이다.

이 후배는 지금도 독신이다.

얼마나 사실적인 연기를 했기에 이 후배는 한동안 실제로 성폭력을 당했느냐는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하여간 그 후배는 그 작품으로 여성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여성 운동가 대접을 받았다.

지금도 그렇고. 그리고 그 후배는 스스로 여성들의 공통된 아픔에 대해 정말 사회적인 활동을 지금도 많이 하고 있다.

섹스는 정말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축복이다.

이게 없었다고 상상해 보라! 우린 모두가 로봇에 불과하다.

섹스의 즐거움은 동물과 인간의 차이점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분기점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섹스 후에 반드시 따르는 문제. 아이가 생긴다.

살다보니 이혼을 하게 되고, 아이는 여전히 아버지의 성을 따른다.

김씨는 여전히 김씨다.

그러나 여자는 여자다.

새로운 남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럼 어떻게 되나? 아이는 새로 생긴 아빠의 성을 따를 수가 없다.

현재의 호적법상.

계속 쟁점으로 남아 있는 호주제 폐지 여부 논의는 넌센스다.

이런 성폭력은 이 지구상에 없다

왜 남성들은 여자들을 가둬두려고만 하는가? 성폭행? 가장 무서운 성폭행은 호주제다.

이건 당장 바꿔야 한다.

왜 아이들에게 고통을 줘야 하는가? 왜 아이들에게 두 아비를 갖게 만드는가? 지금의 호주제는 일본에도 없는 법이다.

여자도 얼마든지 호주가 될 수 있다.

이미 19세기에도 과부가 자기 자식을 자기 이름 밑에 올린 경우는 허다하다.

그런데 왜 이걸 논쟁으로 삼을까? 이유야 간단하지. 바보들이니까.

최종원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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