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를 지역발전 디딤돌로

입력 2003-06-14 08:58:48

"국제 대회를 앞두고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한국정부학회(회장 김복규)는 8월로 다가온 대구U대회와 경주문화엑스포, 9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을 통해 지역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이를 지역 발전의 계기로 삼기 위한 학술행사를 가졌다.

14일 오전 대구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국제문화스포츠 행사와 지역발전'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대구시와 경북도, 안동시 관계자들이 발표자로 나서 국제 행사 개최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한편 개선 방향 등을 제시했다.

특히 행사 개최 위주에만 치중해 일관된 이미지 홍보나 차별화 전략이 부재하다는 반성과 함께 지역을 적극 홍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철저한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 U대회 추진방향과 과제(신경섭 대구 U대회 지원반장)=세계 각 도시는 국제스포츠대회를 도시홍보의 장으로 활용, 대회자체 준비 외에 자기 도시만의 강력한 이미지 홍보에 전력하고 있다.

170개국에서 1만1천여명이 참가해 대구와 경북 7개 도시에서 열리는 U대회는 이런 면에서 '도시마케팅'에 있어 최적의 기회다.

특히 이번 국제대회 개최 효과를 계속 확대.재생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전망에 입각하여 새로운 문화전략과 '포스트-유니버시아드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유도나 수영 등 각종 세계선수권 대회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 달구벌 축제 중심의 지역 문화행사에서 탈피하여 대구시 전역을 공연예술, 역사문화, 청소년, 대구 상징가, 문화.레저지구 등 특화된 문화벨트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또 환경과 문화, 산업을 연계해 대구의 상징산업(섬유.한방)을 축제와 연계해야 한다.

동대구로 명칭을 유니버시아드대로로 바꾸어 대구의 상징거리로 만들고, 머무는 도시를 위해 '카지노 유치'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이필동 경주엑스포 조직위 기획실장)=경주 엑스포는 차세기 가장 유망한 사업인 관광, 문화산업의 교두보 역할을 하기 위해 계획된 야심찬 사업이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한국과 일본에서 개최된 엑스포는 교육과 학습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서구의 엑스포는 즐거움과 오락성을 중요시 한다.

경주 엑스포는 지역의 개성과 특수성을 고려한 차별적인 환경.문화정책으로 도시경쟁력 확보를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 엑스포는 신라의 고유문화와 전통문화를 담은 행사가 되어야 한다.

또 경주엑스포 정체성 부각을 위해 일관성 있는 행사운영과 특화된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그동안 행사는 수가 너무 많아 주제의 일관성과 특성을 추구하기에 어려웠고 행사 자체가 산만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또 국제적 수준의 행사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는 이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기획과 제작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하며 해외 홍보대책에 보다 철저한 준비와 충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권두현 안동탈춤 사무국장)=한국 축제는 두가지 과제를 갖고 있다.

하나는 일제시대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단절된 축제사에 대한 복원이다.

그러나 해방 이후 한국사회의 문화는 축제의 문화성이라는 면에 집중하지 못하고 제도적 복원에만 노력하였다.

또 70~80년대를 거치면서 '이벤트'라는 문화가 들어왔으나 이또한 즐거움, 놀이의 복원을 꾀하지 못하였다.

한편 과거 축제는 마을을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지금은 자치단체라는 큰 사회단체가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축제 프로그램은 전통 마을에서 행해지던 것을 고집스럽게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소규모 축제에서 개최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이제 대단위 사람들을 포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장치, 혹은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축구경기에서 스코어를 알면 재미가 없듯이 축제도 마찬가지다.

예측할 수 없는 역동성을 살려야 한다.

결론적으로 관광객을 끌기 위해 축제는 볼거리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은 축제의 주체다.

축제는 많은 사람들의 자기 관심이 표현되는 장이다.

경제적 이익 또는 문화적 향취를 노리고, 단순히 참여하고 싶어서 등 축제는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충실히 달성시켜주는 장이며 이에 충실해야 한다.

이재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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