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당신의 회사에 만족하십니까?
IMF이후 대량해고에 따른 실직사태로 평생직장의 개념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 데다 '인재=일벌레'라는 등식으로 대변되는 사회 분위기로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회사에 만족하는 회사원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런 회사라면 어떨까?
서비스업종임에도 고객이 두번째라고 생각하는 회사, '우리 회사는 반바지를 입고 출근해도 무방합니다'라는 광고를 하는 회사, '회사정책보다는 파티계획을 짜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 '프로보다는 유머감각이 뛰어난 직원을 고용하는 회사'.
아마도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망할 회사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수많은 경쟁회사가 도산하거나 적자에 신음하고 있는 데도 창업후 30년동안 흑자를 기록한 회사가 있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다.
케빈과 재키 프라이버그가 함께 지은 '너츠(Nuts)'(동아일보사 펴냄)는 이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어떻게 공룡회사들인 유수의 항공사들과 경쟁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파격적인 경영을 해왔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책 제목인 너츠는 땅콩(피너츠)의 준말이지만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기내식 대신 간단한 땅콩을 제공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자기가 하는 일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 나아가 이 항공사의 모든 직원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이 항공사의 모든 직원이 파격적인 혁명분자이며 엉뚱한 괴짜라고 말한다.
중요한 법률문제를 상대와의 팔씨름으로 해결하거나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현안에 대한 계획을 묻자 '닥치는 대로 일하기'라고 밝히는 회장에서부터 수하물을 옮기는 부사장, 정비를 도와주는 조종사에 이르기까지 누구하나 괴짜가 아닌 직원이 없다.
핫팬츠를 입은 여승무원이 짐칸에서 튀어나와 다양한 유머로 승객들을 비행시간 내내 웃기고, 2만5천명의 직원은 서로서로 포옹과 키스를 나누며 '당신을 사랑해'라고 말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물론 사우스웨스트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수많은 좌절과 고통을 겪었다.
대 항공사의 압력과 오랜 법적투쟁이 그것이었지만 창업후 단 한 차례도 자신들이 고수해 온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다음의 일화는 이 회사가 어떤 종류의 회사인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사례 중 한가지이다.
회사 행정부사장 겸 대변인인 콜린 바레트는 한 여직원이 계속해서 승객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바레트의 사무실로 불려간 그 여직원은 아들 양육권을 놓고 이혼소송을 벌이고 있으며 1천800달러의 빚까지 지게 됐다고 말했다.
몇 시간뒤 그 여직원은 해고통지서 대신 바레트의 개인계좌에서 빠져나온(회사돈이 아니라!) 1천800달러가 든 봉투를 받게 됐다.
이러한 회사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심지어 얼마만에 망할지 예상하던 전문가들까지도 이 회사의 성공에 대해 '다른 회사들과 달리 사우스웨스트는 용서와 실수 잊어버리기의 기업문화를 창조한 데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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