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급학교 'NEIS 시행' 눈치보기

입력 2003-06-13 11:58:00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 여부 결정권이 각급 학교에 맡겨진 지 열흘이 지났으나 대부분의 학교들이 학교간 눈치보기, 교사들간 의견 상충 등으로 협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학교 업무 혼란이 장기화하고 있다.

지역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일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학교 업무 처리를 수기(手記)로 하되 학교 실정에 따라 NEIS, CS(학교종합정보시스템), SA(단독컴퓨터) 가운데 자율적으로 결정하라고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이를 결정한 학교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학교들은 다른 학교의 상황을 관망하며 교무회의나 협의 자체를 미루고 있으며 중간고사 성적을 NEIS로 처리한 학교들의 경우 아예 결정을 기말고사 이후인 다음달 초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ㄱ고 관계자는 "중간고사 성적 처리를 제외하면 기말고사 때까지 크게 문제될 부분이 없어 결정을 유보했다"며 "어차피 교사들 사이에 이견이 있는 만큼 다른 학교 상황을 봐 가면서 협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협의가 진행중인 일부 학교에서도 업무 처리 시스템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가 부족하거나 의견 절충이 이뤄지지 않아 결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ㅇ초교의 경우 12일 교무회의에서 방침을 결정키로 했으나 '수기'에 대한 용어 해석을 두고 교사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해 13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

전교조측이 교육부 지침에 반발해 NEIS를 제외하고 수기, CS, SA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강경 입장을 보이는 점도 학교 단위 결정에 어려움을 주는 이유중 하나. 한 중학교 정보담당교사는 "NEIS로 결정하더라도 전교조 교사들이 거부하면 업무를 정보부에서 맡아야 하므로 결국 다른 쪽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전교조 대구와 경북지부는 지난 11일 이후 시.도 교육청 앞에서 잇따라 결의대회를 열고 철야농성을 벌이는 등 NEIS 반대 투쟁을 계속하고 있으며 13일부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동수업에도 나서고 있다.

이날 오전 9시10분부터 운암고에서 열린 전교조의 NEIS 관련 공개수업에서는 정보사회와 정보인권을 주제로 광범위한 문제점이 거론됐으며 학교측이나 참관한 일부 학부모들과 별다른 마찰은 빚지 않았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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