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불청객 오존

입력 2003-06-13 09:30:31

봄철 불청객이 황사라면 여름철 불청객은 오존이다.

지난 6일 대구지역에서는 6년만에 처음으로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이후 연3일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오존공습'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 (본지 6월 12일자 13면 참조)

환경부는 '공습' 시기가 빨라지고 빈도도 잦아지는 원인으로 예년보다 높은 기온과 오존 발생의 주범인 차량 증가를 들었다.

조완근 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로부터 오존에 대한 내용을 들어본다.

◇오존 발생 원인=오존은 강한 햇빛 아래 기온이 높아지고 바람마저 없는 날 농도가 심해진다

차량이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휘발성 유기화합물, 대기 중의 산소가 강한 햇빛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된다.

공기 중에 존재하는 미량의 오존이 급격하게 생성되면서 인체에 유해한 독성까지 가지게 된다.

공기 중의 이산화질소는 태양광선에 의해 광분해되어 일산화질소와 산소원자로 분리된다.

이때 만들어진 산소원자는 대기 중에 있는 산소분자와 결합해 오존을 생성시킨다.

또한 오존은 일산화질소와 결합하면서 오존을 파괴시키는 과정을 거치며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균형을 깨트리는 주범이 자동차 배기가스.

조완근 교수는 "도시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이 태양광선과 반응하면 RO₂라디칼이 생성된다"며 "이 물질이 일산화질소와 먼저 반응해서 일산화질소가 오존을 파괴시키는 과정을 없애버리며 결과적으로 이 과정에서 오존을 생성시키는 원인물질인 이산화질소를 만들어내 오존의 생성이 가속화된다"고 했다.

◇오존주의보=시간당 평균 오존농도가 0.12ppm을 넘으면 주의보, 0.3ppm을 초과하면 경보, 0.5ppm 이상이면 중대경보가 발령된다.

주의보가 발령되는 시간당 0.12ppm 이상이면 눈이 시리거나 속이 메스꺼워지고 두통이 일어나기도 하며 오랜 시간 대기에 노출되면 기관지염 심장질환 천식에 걸릴 위험이 높다.

시간당 0.3ppm 이상이면 호흡수가 증가하면서 시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또 중대경보가 발령되는 시간당 0.5ppm을 넘으면 폐기능이 저하되고 폐혈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지난 95년 오존경보제 시행 이후 첫 주의보가 나오는 시기는 통상 5월. 1997년부터 오존경보제를 실시한 대구시의 경우는 1997년 오존주의보가 한차례 발령된 적이 있다.

올해 들어 대구시는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간 달성군을 제외한 지역을 대상으로 오존경보제를 시행키로 발표했다.

조 교수는 "대구에서 이달 들어 연이어 3일이나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태양광선의 강약에 따른 기상적 특성과 오염물질 배출 특성이 합쳐진 복합적인 원인이어서 원인을 한마디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주의보 발령시 대처요령=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오염물질을 많이 마실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심한 운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호흡기 환자나 노약자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

실내의 오존농도가 바깥보다 절반정도 낮기 때문. 조 교수는 "오존은 반응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실내에서는 움직이는 과정에서 여러 장애물에 부딪쳐 소멸된다"고 했다.

오존주의보가 내릴 땐 실내에서 오존을 생성시키는 기기의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

오존을 생성시키는 대표적인 가전품은 전기집진식 공기정화기와 진공청소기. 복사기 등이다.

◇대책=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시민들은 자동차운행을 자제해야 한다.

오존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기오염물질 중 질소산화물, 탄화수소, 일산화탄소 등은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로부터 배출된다.

따라서 자동차 배출가스를 집중 단속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오존 형성에 촉매 역할을 하는 휘발성 유기물은 석유저장고 뿐만 아니라 주유소 등으로부터도 배출된다.

작년 월드컵 기간 중 새벽에 자동차 주유를 하도록 권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존은 대기 중의 여러 오염물질이 강한 햇빛을 만나 생긴다.

그러므로 햇빛이 없는 시간대에 주유를 하면 오존의 생성을 줄일 수 있다.

측정망을 많이 갖출수록 정확한 데이터를 산출해낼 수 있다.

기상조건이 지역마다 다 다르기 때문. 현재 대구에선 8군데 측정망을 가동하고 있다.

오존은 비록 짧은 시간일지라도 높은 농도에 노출될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조 교수는 "대구가 부산보다 24시간 평균농도가 낮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며 "지난 89년부터 96년까지의 '1시간 혹은 8시간 기준치초과 빈도수'를 보면 대구가 훨씬 높다"고 밝혔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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