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평소보다 일찍 귀가한 회사원 전철중(45)씨는 한건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때문에 낭패를 당했다.
휴대전화 액정에는 '자주 들러 달라'는 내용의 음란성 문구가 담겨 있었는데 발신자는 전씨가 가끔 이용하는 유흥업소 마담. 메시지를 아내가 먼저 보는 바람에 난데없이 한바탕 부부싸움을 벌였다는 것이다.
건설업을 하는 윤장근(40)씨도 전씨와 비슷한 케이스. 9일 오전 직원들과 함께 주례 티타임 도중 보기에도 민망한 내용의 술집 종업원이 보낸 메시지를 받은 윤씨는 "아침부터 여직원 앞에서 얼굴이 홍당무가 됐다"며 "최근들어 이런 문자 메시지를 자주 받는다"고 말했다.
불황에 시달리는 고급 술집과 식당의 신세대 종업원들이 단골들을 골라 시도 때도 없이 호객성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날리면서 전씨나 윤씨처럼 오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로 '잘 모시겠다'거나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등의 내용이지만 특히 유흥업소에서 보내는 문구는 대부분 음란성에 가까워 다른 사람들이 볼 경우 오해의 소지가 많은 것.
룸살롱 종업원 양모(27)씨는 "전화를 거는 것은 비용과 시간의 낭비가 심해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라며 "컴퓨터를 이용하면 동시에 수십명에게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보낼수 있고 실제 효과도 높아 신세대 종업원들 사이에 문자 메시지 영업이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e메일 엽기카드나 선정적인 내용을 가득담은 장문의 메일로 단골을 유혹하는 등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디지털 호객행위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같은 영업전략은 고급 일식당과 한식점 등 유흥 접객업 전반으로 번지면서 단골이라는 이유로 낭패를 당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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