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영 미 석좌교수 대구 강연

입력 2003-06-12 11:41:23

"투자자들의 투자행위에는 많은 심리적 비합리성이 내포돼 있어요. 따라서 이같은 심리적 요인들을 감안하지 않고서는 올바른 투자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입니다".

11일 오후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2층 강당에서 박헌영(52) 미국 일리노이대 석좌교수는 '투자와 심리'란 강연을 통해 투자결정의 오류를 불러올 수 있는 심리적 요인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북 진천 출신인 박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82년부터 일리노이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금융분야 석학이다.

박 교수는 강연에서 투자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으로 크게 3가지를 들었다.

우선 대부분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성과를 제어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분석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박 교수는 "특히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투자자들이 전문가들 못지 않게 방대한 자료를 접하게 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온라인 거래 활성화와 맞물려 거래횟수 증가를 불러오고 있지만 실제 온라인 거래의 투자성과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박 교수는 밝혔다.

또 다른 심리적 요인은 후회를 피하고 자긍심을 찾으려는 것. 이같은 심리적 요인은 값이 오르는 종목을 너무 빨리 팔고 내려가는 종목을 너무 오래 보유하는 경향을 불러온다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과거 경험에 집착하는 것도 투자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으로 꼽혔다.

박 교수는 "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더욱 큰 위험을 무릅쓰려는 반면 손해를 본 투자자는 더욱 위험을 기피하게 돼 '낮게 사고 높게 파는 원칙'과는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는 지역 금융.학계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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