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고속도로가 완전개통되면서 대구·경북에서 훨씬 가까워진 강원도 강릉. 지난해 태풍 '루사' 내습때 하루 동안 870㎜라는 엄청난 비가 내려 많은 피해가 났지만 서서히 그 상처를 이기고 다시 일어서고 있다.
국내 관광도시로서의 면모 회복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관광도시로의 부상을 꿈꾸면서.청정해안 등 수려한 자연과 함께 다양한 문화유산을 갖춘, 다른 지방과는 달리 5개의 달이(하늘의 달, 바다의 달, 호수의 달, 술잔의 달, 님 눈동자에 비친 달)이 뜬다는 강릉의 가볼 만한 몇 곳과 함께 '2004 강릉국제관광 민속제' 등을 소개한다.
▲헌화로(獻花路)
강동면 심곡항에서 옥계면 금진항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다.
길이는 1.89㎞. 신라 성덕왕 때 강릉 태수로 부임하던 순정공의 처 수로부인이 바닷가 높은 절벽에 피어 있는 철쭉을 보고 꺾어 달라고 했으나 주위 사람들이 모두 외면하는데 새끼를 밴 암소를 끌고 지나가던 노인이 꽃을 꺾어 바쳤다는 신라 향가 '헌화가'의 무대가 된 곳이다.
1988년 왕복 2차로로 포장됐으며 바다와 바짝 붙어 구불구불 나 있다.
출발점이 되는 심곡마을은 북한 인민군이 한국전쟁 발발 하루 전인 1950년 6월24일 상륙한 정동진에서 직선거리로 3㎞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곳 주민들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전쟁이 일어난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오지였다고 한다.
육지쪽으로는 문화재 당국이 천연기념물 지정을 추진중인 높이 70~80m의 해안단구가 늘어서 있다.
길이는 700여m. 현지인들은 개발제한을 우려해 이 해안단구의 천연기념물 지정에 반대한다고 한다.
바다 쪽으로는 백두대간 바위, 떡두꺼비 바위, 거북 바위, 공룡 바위 등 기묘한 형태의 바위가 늘어서 있어 드라이브 운치를 더한다.
▲금진항 유람선
헌화로의 종점인 금진항에서 출발, 헌화로~심곡마을~모래시계 공원~정동진역~등명해수욕장 앞바다까지 갔다 돌아온다.
짙푸른 바닷물은 뱃전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지만 금세 본디의 색깔을 회복한다.
갈매기는 유람선을 호위하는 임무라도 띤 듯 배 꽁무니를 떠날 줄 모른다.
파도에 따라 요동치는 유람선 위에서 바라보는 뭍의 모습이 조금은 이채롭다.
남자가 싱긋이 웃으면서 손가락질 하며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해안 가의 구멍바위, 높은 언덕에 자리한 대형 유람선 형태의 호텔과 바로 인접한 조각공원,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역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정동진역 등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경력 30년의 유람선 항해사(56)가 주변 경관 설명 중간중간에 한마디씩 뱉어내는 걸쭉한 농담은 연신 폭소를 자아낸다.
승선시간은 50분.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성인 1만5천원, 어린이 1만원. 이용객을 위해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하고 있다.
이용 문의는 033)644-5480~1.▲강릉통일공원과 함정전시관
우리나라의 국난 극복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안보전시관, 실물 전차와 장갑차 등이 전시된 야외전시관 등으로 나눠져 있다.
안보전시관 뒤쪽에는 강릉시청 산악회 직원들이 지난 97년 만든, 다양한 코스의 안보등산로가 있다.
통일공원과 조금 떨어진 바닷가에 위치한 함정전시관에는 지난 1996년 강릉 해안을 통해 침투한 북한 무장공비들이 타고 왔던 잠수함이 1999년 퇴역한 3천471t급 구축함 '전북함'과 함께 전시돼 있다.
무장공비들이 탈출하면서 보안을 이유로 불을 지른 잠수함 내부에는 아직도 화근내가 남아 있다.
함정전시관 주차료는 소형 1천원이고, 입장료는 어른 2천원·어린이 1천원이다.
▲참소리박물관
경운기 시동을 걸 듯이 손잡이를 돌리거나 문을 열고 닫는 것으로 볼륨을 조절하는 축음기, 콜라병과 똑같이 생긴 라디오, 100원짜리 동전 만한 크기의 레코드판….
송정동 한 아파트촌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참소리박물관은 외관은 초라하지만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에서부터 최초의 축음기(틴포일·1877년)까지 빛과 소리에 관련된 희귀 기기 5천여점이 전시돼 있다.
관장 손성목(61)씨가 40여년동안 60여개국을 돌며 수집한 것으로 소리의 세계·영상의 세계·빛의 세계·에디슨발명품관 등 4개의 테마로 나눠 전시되고 있다.
전시품 대부분이 만들어진 지 100년 가까이 된 '골동품'들이지만 지금도 작동이 된다.
입장료는 성인 3천500원, 중·고생 2천500원, 어린이 1천500원. 033)652-6573.
▲2004 강릉국제관광 민속제
내년 6월11일부터 27일까지 강릉시 남대천 일원에서 열린다.
'신과 인간의 만남'이란 주제로 17일간 열린 이 민속제는 국내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강릉단오제를 세계적 문화관광상품으로 특화함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을 위한 것. 세계 18개국에서 초청된민속공연팀의 공연과 20여개의 국내 무형문화재 공연, 국제학술대회, 각종 체험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강릉시는 이를 위해 국내·외 기자들을 대상으로 팸투어 행사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빠져 영동고속도로를 타면 된다.
천천히 가도 3시간30분이면 도착가능하다.
▶먹을 만한 집
순두부집이 밀집한 초당동의 동화가든(033-652-9885) 등에서는 100% 국산 콩과 간수 대신 바다 속 지하에서 끌어올린 바닷물을 이용, 두부를 만든다.
된장찌개와 비지찌개가 따라나오는 순두부백반을 4천원에 먹을 수 있다.
선교장 인근 산 속에 자리잡은 서지초가뜰식당(난곡동·033-646-4430)에서는 메밀전 등 30여가지의 전통 밑반찬이 나오는 한식을 전문으로 한다.
1인분 1만5천원.
글·사진 송회선기자 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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