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상쾌하고 통쾌한 사회를...

입력 2003-06-11 09:45:03

UN은 1979년에 여성차별철폐협약을 채택한 바 있다.

한국은 1985년부터 이 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다.

한국여성의 인권침해와 관련된 주요 이슈로는 남아선호관념, 성희롱, 성폭력 및 가정폭력, 성매매, 이주외국인 여성의 인권문제 등이 있다.

'여성긴급전화 1366'은 2001년 7월부터 이 문제들에 대하여 상담 및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

그 결과를 분석해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여성인권 침해 사례의 밑바탕에는 남성우월주의가 짙게 깔려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남성우월주의의 대표적인 예를 우리사회에서는 남아선호 관념에서 찾을 수 있으며, 남아선호의 정도는 출생성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991년부터 2000까지 10년 간의 출생성비를 살펴보면 특히 출생순위 셋째 이후 아이에서는 170.6으로서 태아성감별에 의한 '아들 골라낳기'가 자행되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경북, 경남, 대구, 울산, 부산 등 영남지역의 출생성비 불균형이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남아선호도가 높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양성평등의식이 낮다는 것을 말한다.

양성평등사회 실현을 위해 정부에서는 여성할당제를 실시하고, 양성평등교육을 각 기관마다 의무적으로 시행토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에 대해 종종 불만을 터뜨리는 남성들이 있으며, 이런 남성을 싸잡아 공격하는 여성들도 있다.

법적·제도적인 면에서는 어느 정도 양성평등의 틀을 갖추어 나가고 있지만, 사회적 관습과 의식면에서는 아직도 차별의 뿌리가 강하게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남성과 여성간의 차이는 분명히 있어야 하지만 차별은 없어져야 한다.

양성간의 차별은 이성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할 소중한 파트너인 이성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

가부장적인 사회구조와 교육 속에서 성장했고, 이성에 대해 배울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에 무엇이 차별인지, 차이인지조차 모르고 있다.

평등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과 상대를 알고, 서로 배려하고 서로 존중해야 한다 평등부부가 태아의 성감별을 할 리가 없고, 평등가정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할 수가 없으며, 평등사회에서 성희롱·성폭력이 존재할 수 없음은 당연한 일 아닌가.

작년 한해 전국적으로 116,664명의 여성이 1366전화를 통하여 긴급 상담 및 구호를 요청했다.

물론 상담 및 구호의 대상자인 피해자는 남성들로부터 피해를 받고, 계속될 피해를 염려해 불안에 떨고 있는 여성들이다.

그러나 피해자는 숨죽이며 살고있는 여성뿐만이 아니다.

부모로부터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사회로부터 신뢰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지 못한, 또 양성간의 충돌 상황에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바를 전혀 모르는 남성도 피해자이긴 마찬가지이다.

이제 가정과 사회에서 양성간의 차이와 역할을 바로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며 함께 실천하자. 상쾌한 기분으로 통쾌한 사회를 만들어가자.

문숙경(경북 1366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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